골프는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느냐에 따른 운동입니다.
스윙을 할 때마다 최고의 샷, 멋진 샷을 추구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얘기입죠.
드라이버를 300미터씩 빵빵 날리거나 20미터 롱퍼팅을 버디로 연결시켰지만 우승을 못하는 선수들 이야기는 이미 식상한 소재이고..
분명 우승할 것 같은 자질이 충분한데도 정상권이 아니라는 것은 그 선수에게 무언가 문제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선수들에게서는 스킬보다 매니지먼트나 멘탈에 문제점이 있습니다만....
일반 우리네 골퍼들에게는 실수가 다반사인데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은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엊그제 끝난 PRGR JLPGA대회에서 신지애가 우승했습니다.
16번홀에서 신지애가 OB를 내고 선두와 2타 차이로 18번홀에 도착했을 때 승리는 당연히 요꼬미네 사꾸라의 것이었지요.
거리도 그다지 길지 않는 홀이었고 충분히 파 혹은 보기로만 막아도 쉽게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골프는 꼭 드라마를 쓰게 합니다.
페이드가 걸린 요꼬미네의 볼은 러프에 빠졌고 그린을 노리고 친 세컨샷은 그린 주변에 떨어졌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충분히 3온 2퍼팅을 할 수 있으니까요.
웨지로 친 공은 러프여서 런이 발생하여 그린을 오버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공을 세울 수 없다면 조금 더 짧게 쳐서 오르막 퍼팅을 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옆 라인 내리막에 걸린거지요.
다시 퍼팅을 해서 핀에 60cm까지 붙였지만..
챔피언 퍼팅도 홀컵을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OB를 내서 2타 차이로 벌어진 신지애와 18홀에서 OB도 안내고 더블보기를 기록하여 동타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도 당연히 신지애를 응원하고 있었지만...
가까운 거리의 챔피언 퍼팅을 실수한 요꼬미네의 표정을 내내 지울 수 없었습니다.
티샷의 실수..
세컨샷의 미스..
웨지의 컨트롤 부족..
퍼팅의 자신감 결여..
그 모든 것이 18홀에서 연속으로 이어진 결과 우승은 기사회생한 신지애의 몫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골프에서 실수는 한 번만 해야 합니다.
연이은 실수는 자신감을 잃게 하고 스스로 망가지게 하지요.
만약....
요꼬미네가 우리네 일반 골퍼들처럼 티샷을 실수했으니 차라리 이번 홀은 보기로 막자 하고 편하게 매니지먼트를 가져갔다면...
아마 우승은 그녀가 가져 갔을 것입니다.
무언가 서두르는 모습이었고 너무 안이하게 18번홀에 임했습니다.
OB를 냈지만 그 후 꿋꿋하게 파를 챙겨온 세계 7위 앞에서...
당연히 작전의 실패였고 매니지먼트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요꼬미네는 다시 한 번 성장할 것입니다.
손에 쥐였던 우승컵을 잠깐의 방심으로 날려 버렸으니까요.
호주에서 캐리웹에게 후반홀에 역전 당해 우승컵을 헌납해야 했던 신지애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해 나름의 성장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골프는....
역시...
장갑을 벗어 봐야 알 수가 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