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에서 똑똑하게 연습하라.
비거리가 좀 길다 싶은 도심의 야외 연습장에 가보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행 없이 혼자 오는 사람들도 많고, 넥타이를 맨 직장인 골퍼도 많다.
시간 제한 때문인지 모두들 수행하는 수도승 마냥 말없이 저마다 볼을 치는데 여념이 없다.
근데 웬일인지 연습장에서 볼을 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동네 어르신 약수터 체조식으로 그저 허리 몇 번 좌우로 움직일 뿐 곧 매트위에 올라선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달려온 때문이지, 하나라도 더 빨리 치고 싶어 안달난 사람마냥
우리의 골프 연습장을 보면 위험천만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매트는 왜 또 그렇게 낡았는지, 헤지다 못해 바닥이 훤히 드러날 정도다.
여기저기서 칠 때마다 들리는 바닥 치는 소리는 마치 내 가슴을 쿵쿵 찍는 것만 같다.
모든 골퍼들은 연습장에서 연습한다.
그러나 제대로 연습하는 골퍼는 드물다.
'연습장 싱글골퍼'라는 말이 있듯이 대부분 연습장에선 잘 맞는데,
형편없는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프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 운동 삼아 연습장을 찾은 사람들이,
오히려 골프 손상의 위험으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제는 연습장에서 똑똑하게 연습하자.
첫째, 준비 운동부터 하라.
많은 사람들이 골프 연습장에 가면 준비운동을 생략하고 공만 몇 박스씩 친다.
제한된 시간에 하나라도 더 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치는데,
물론 국내 골프 연습장의 시간제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럴 경우 골프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고 몸은 망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잘못된 연습방법일 뿐 아니라 골프 통증을 유발하는 직접 원인이 된다.
둘째, 생각하는 골프를 하자.
얼마 전 유명 골프채를 수입하고 계시는 사장님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분은 국가대표 상비군을 하였으며 미국에서 공부를 하셨다고 한다.
현재는 골프 사업으로 몹시 바쁜 중에도, 필드 성적이 70대 중반을 거뜬히 유지하고 있다.
고교시절 대표 선수였다고는 하지만 연습할 시간이 없을 터인데
어떻게 골프를 일정하게 잘 치는지 그 비결을 물었더니,
매우 소중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즉 생각하는 골프를 한다고 한다.
라운드를 하면서 이번에는 이런 샷으로 어디까지 보내겠다고
머릿속에 그리면서 공을 친다고 한다.
항상 원하는 샷을 만들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단순히 공을 멀리 치려는 욕심보다,
구체적인 목표로 하는 샷을 머리로 그리면서 볼을 치면
훨씬 효과적인 골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습장에 가보면 대부분의 골퍼들은 어떤 샷을 할지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연신 공을 때린다.
친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바로 다음 공을 친다.
주말 골퍼로서 보기 플레이어라면,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해보고 싶다.
주2회 연습장에서 연습하고 한 번에 120개 정도의 공을 치는 것을 계획한다.
처음 매트에 오르기 전 10분 정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한 후,
처음 10개 정도는 쇼트 아이언으로 스윙의 리듬을 익히며 공을 천천히 친다.
다음에 미들 아이언5개 정도, 롱 아이언으로 5개 정도를 친 다음에,
드라이버로 10개 정도 모두 30여 개의 공을 친다.
다음에는 18홀 시합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공을 친다.
파5, 파4, 파3 홀을 적당히 배분하여 원하는 샷이 나왔다면 다음 샷을 준비하고
원하는 샷이 나오지 않았다면 다시 한 번 시도하고
이런 방법으로 18홀을 마친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연습 중 마음에 들지 않은 탄도가 나온 채를 가지고 10개 정도 천천히 친 후,
마지막에는 피칭채를 가지고 10개 정도 연습샷을 하고,
마무리 스트레칭을 한다면 생각하는 샷이 몸에 익을 것이다.
셋째, 클럽의 수는 간소하게 챙겨라.
초보자일수록 클럽의 수는 간소히 하는 것이 집중력 있게 연습하는 데 좋다.
드라이버, 5번 아이언, 피칭웨지 3개만 가지고 집중적으로 연습하라.
풀세트를 가져가면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 마음만 조급할 뿐 ,
오히려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없다.
하지만 고수가 되면 자연히 연습 시간도 늘어나고
5야드 단위로 끊어 쳐야 하기 때문에 모든 채를 갖고 연습하게 된다.
초보라면 처음부터 14개의 클럽을 모두 다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과감히 버려라.
넷째, 연습장에서 올라오는 볼의 속도대로 치지 밀라.
보통 초보 골퍼들이 연습장에서부터 레슨을 받는데,
무작정 볼만 놓고 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것은 안 좋은 스윙 자세를 죽어라 고정시키는 것이다.
차라리 볼을 놓지 말고 빈 스윙을 열 번 한 후에
실지로 한 번 볼을 놓고 치는 게 효과적이다.
오랜 구력으로 타수는 적지만 자세가 엉망인 골퍼들이 많다.
자세보다는 공을 치는데 급급했던 결과다.
골프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댄디하게 즐기려면 볼만 죽도록 패는 것은 자제하자.
다섯째,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질 때까지 연습하자.
골프에서 자신감은 엄청난 마력이 있다.
자신감은 라운드 중에 오는 위기를 한 두 홀에서 막고
빠른 시간에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린다.
그런 자심감음 꾸준한 신체 단련과 수많은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시간제로 볼이 나오는 곳은 피하고 박스제로 하는 연습장이 좋다.
시간에 쫓겨 마구잡이로 하는 연습은 몸을 학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 박스를 치는 데 최소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적당하다.
또 연습장에서 볼을 치면서 스윙을 교정하려고 하면 안 된다.
스윙을 교정할 때는 빈 스윙으로 하는 것이 좋다.
고치려는 스윙으로 볼을 칠 때 잘 맞지 않을 경우 자신감이 없어지고 실망하게 된다.
또 다시 예전 스윙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타이거 우즈는 스윙자세를 고칠 때는 느린 동작의 빈 스윙으로 2시간 이상 반복한다고 한다.
볼 없이 하는 연습스윙을 많이 하면, 스윙 리듬도 좋아지고 날카로운 스윙을 만들 수 있다.
여섯째, 바닥이 들어난 오래된 매트는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매트가 너무 낡았을 경우 주인에게 매트 교체를 요구하라.
만일 바꿔주지 않으면 고소를 당할 수 있다고 큰소리 쳐라.
바닥이 보이는 곳에서 쿵쿵 거리며 찍어 친다면 손목과 팔꿈치의 90%는 망가진다.
외국에서는 낡은 매트 때문에 생긴 골프 엘보우로 골프 연습장으로 고소한 사례가 있다.
일곱째, 라운드 전날 새로 구입한 신무기를 무리하게 시험 가동하지 말라.
라운드 전날 연습장에서 새 클럽으로 연습하면 손에 빨리 익히기 위해,
자연히 평소보다 연습량이 많아지고 다른 스윙을 하게 된다.
자칭 다음날 스윙이 더 흐트러질 수 있다.
여덟째, 친구들이나 부부와 함께 가자.
연습장은 혼자 가는 것보다 여러 명이 같이 가는 것이 좋다.
특히 같이 가는 사람 중에 고수가 있으면 더욱 좋다.
혼자 하다보면 싫증이 나기도 쉬운데,
여러 명이 가면 서로 조언 해주고 쉬면서 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부부가 교대로 치면서 서로 조언해 준다면 부부애가 더욱 좋아질 것이다.
아홉째, 클럽은 연습장 라커룸, 차 트렁크에 보관하지 말자.
대개 직장인 골퍼들은 클럽을, 연습장의 라커룸이나
차 트렁크에 보관하나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골프를 치지 않을 때는 집이나 사무실에 보관하도록 하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고무로 만든 그립의 경우,
접착력이 떨어져 미끄러워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립을 힘주어 꽉 잡게 되므로 스윙도 더 느리게 나오고,
손목이나 손가락의 인대 부분에도 좋지 않은 자극을 주게 된다.
반드시 헤드 커버를 씌우고 클럽들의 충돌로 생기는 스크래치도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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