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 밤새 '영웅문'같은 무협지를 읽고
'소호강호'나 '동방불패'같은 홍콩무협영화를 재미있게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속에 등장하는 많은 무림의 문파 중에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이 '화산파'인 것을 보면
저도 어지간히 '소호강호'라는 영화를 좋아했었나 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강호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소림을 소림이라 부르고, 화산을 화산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과 마음을 수련하여,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하는 것은 같을 것인데……
그건 관점과 방식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몸의 단련을 바라보고, 마음의 수련을 바라보고, 삶의 균형을 바라봄에 있어서
소림은 소림의 관점이 있고, 화산은 화산의 방식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꼭 무협지만의 이야기는 아닌가 봅니다.
제가 전공한 경제학을 보더라도,
특정한 시대를 대변하는 '학파'라는 것이 있고,
그들이 인간의 경제관계를 바라보는 '경제사상'과 그 '학풍'에 관해서
오랜 시간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학파'를 지칭하는 영어단어가 'school'이라는 점입니다.
최근에 제 이름을 걸고 조그만 골프학교를 만들고 있습니다.
Kevin Park Golf School
'KPGS를 KPGS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작아도 school은 school인데, 그럼 KPGS의 학풍은 무엇일까?'
넓은 곳에서 연습하는 것? 멀리 가서 잔디에서 연습하는 것? 한 번에 3시간 이상 연습하는 것?
제대로 된 학교라면
그 학교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나타내는 이야기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날을 고민하여, 하루에 하나씩 9개의 글을 정리했습니다.
그 글에 KPGS Style이라는 제목을 달고
블로그와 홈페이지 대문에 몇 일간 걸어두었습니다.
뭐,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관점과 방식도 있구나'하는 차원에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KPGS Style
KPGS 학생이라면…
1. 퍼팅 잘 해야 한다. 퍼팅 못하는 친구들과는 밥도 같이 먹지 마라.
• 퍼팅은 전체 점수의 40%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 KPGS학생이라면 퍼팅수는 36개 이하여야 한다.
• 퍼팅에 자신이 없다면, 자신이 생길 때까지 연습하라. 그러면 같이 밥 먹을 수 있다.
2. 웨지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 One Shot, One Kill. 웨지를 사용했으면 공은 반드시 그린 위에 있어야 한다.
• 스윙연습은 반드시 웨지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100야드 안을 완벽하게 장악한다.
• 50야드를 정확하게 보내지 못하는 친구에게 300야드 치는 법 가르칠 이유가 없다.
3. 벙커샷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
• 벙커샷의 목적은 벙커탈출이다. 홀컵에 붙이는 것이 아니다.
• 벙커샷은 홀을 지나가게 쳐야 한다. 그래서 돌아오는 퍼팅을 해야 한다.
• 풀스윙을 해야 한다. 피니쉬에서 손은 항상 어깨보다 높은 곳에 있어야 한다.
4. 스윙은 단순해야 한다.
• 몸통을 이용하여 자신 있게 휘두른다. 스윙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공 앞에서는 아무 생각 없어야 한다. 심호흡하고, 목표를 확인하고, 반응하라.
• 균형이 없으면 스윙이 아니다. 공이 떨어질 때까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5. 거리를 내기 위해서 먼저 몸을 단련해야 한다.
• 거리 = 탄력 있는 몸(60%) + 깔끔한 스윙(30%) + 나에게 맞는 장비(10%)
• 클럽을 잡지 않아도 요가, 골프피트니스를 통해서도 거리를 늘릴 수 있다.
• 좋은 장비가 장타를 만드는 것 아니다. 장타라서 좋은 장비가 필요한 것이다.
6. 항상 실전 같은 긴장감을 가지고 연습한다.
• 연습을 위한 연습은 필요 없다. 필요하다면 돈을 걸고서라도 연습해야 한다.
• 항상 루틴대로 연습한다. 단련된 루틴은 유연하고, 간결하며, 자신감이 넘친다.
• 그렇게 연습했기에 필드에 서면, 여유가 있고 게임을 즐길 줄도 안다.
7. 혼자 라운드 할 수 있어야 한다. 캐디 탓하는 친구들과는 밥도 같이 먹지 마라.
• 코스맵을 읽을 줄 안다. 거리를 판단할 줄 안다. 내 클럽은 내가 들고 간다.
• 내 라인은 내가 읽는다. 그린 위에서 공은 내가 놓는다. 결과는 내가 책임진다.
• 내 점수는 내가 기록한다. 캐디가 기록한 점수와 실제 점수의 차이를 알고 있다.
8. 실력으로 승부하고, 쿨하게 즐긴다.
• 필드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밖에 없다. 항상 나의 실력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스스로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천한다.
• 실력이 있기에 상대방이 보이고, 매너 좋게 배려할 줄 안다. 그 모든 과정을 즐긴다.
9. 멀리 보고 길게 갈 줄 알아야 한다.
•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은 열정으로, 열정은 도전으로, 도전은 추억으로 이어가야 한다.
• 골프는 평생 같이 할 친구 같은 존재임을 안다. 골프가 있는 인생에 감사할 줄 안다.
• 골프사랑을 나눔으로 확인하고, 골프를 통하여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간다.
여담
오늘도 자기PR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어차피 프로명찰을 달고 사는 인생, 실력으로 승부합니다.
저와 같이 골프를 연습하시는 분들이 실력이 늘고, 행복해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구차하게 PR할 생각 없고,
PR같은 것,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최고의 PR은 구전이고, 레슨 받은 분의 경험담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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