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안할때는 몰랐는데 막상 하고보니
대한민국에서 골프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돈이 많이들고 시간도 많이 들고 노력도 보통드는게 아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골프하는 사람을 보는 눈이 매우 따갑다
공무원이나 되면 이건 완전히 죄인취급이다
평소에 조용하다가도 무슨 사건이터지면 골프는 도매금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곤한다
그러면서 골프선수들이 해외에서 우승을 하면 떠들석하다
골프를 하는 사람은 골프를 하지않는 사람과는 골프얘기를 잘하지 않는다
잘못하면 오해를 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한번에 몇십만원하는 골프를 하면서 다른것은 째째하게 한다는말을
들으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골프하는 사람들이 골프를 한번 하기위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골프를 하지않는 사람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지 못한다기보다 미쳐 거기까지 생각을 못한다
그럼에도 골프열기는 식을줄을 모른다
왜일까..........?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골프만이 갖는 특별한 이유는 단한가지이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다
그것은 무타념무타상(無他念無他想)의 세계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성인병과 현대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해결하기위해 종교에
몰두하고 대한민국의 일요일은 교회와 성당으로 몸살을 앓는다
더 진지한 사람은 깨닳음을 얻고 마음을 닦기위해 종교에 귀의하고
산과 절에 들어가 수련을 하기도 한다
그 수련의 근본목적은 마음의 평화이고 그마음의 평화를 얻기위해서
하는 방법론의 대표적인것이 무타념무타상...즉 일념(一念)이다
무념무상의 세계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오직 한가지 생각으로 일관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가지 마음으로 전념하기는 혼란스러운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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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박스에서 드라이버를 잡고 하얀 공을 주시할때........
그순간이 바로 무타념무타상의 순간이다
이순간의 정적과 고요.....
정신과 육체의 합일......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갑자기 찾아온 공백......
잊으려고 발버둥치며 허우적대면서도 끝까지 버리지 못했던
마음 먹었던 수많은 생각들....
망상....분심....번뇌....집착....
우습게도 첫홀 티그라운드에서
그 하얀 공백의 순간을 만났다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찾아 떠돌다가 집에온 아이처럼...
깨닳음을 얻기위해 중국으로 떠나다가 해골바가지의 물을 감로수같이
먹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외치고 다시돌아온 원효처럼...
무타념무타상의 세계를 멀리도 아닌 이웃 골프장에서 만난 것이다
18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인생의 역정을 구비구비 돌아가는 드라마가 그곳에 있다
108 미리의 구멍....
玄牝一竅(현빈일규)의 구멍이 그린에 있다
하늘과 나를 연결하는 문으로 도통(道通)의 경지를 뜻하는 용호비결의 문이다
어머니의 자궁으로 통하는... 내가 세상으로 나오는 문이고
내가 땅으로.... 죽음으로 돌아가는 문이다
환상적으로 머릿속을 휘몰아치던 망상들이 갑자기 순식간에
어디론가 자리를 잡고 숨어버리던 그 짧은 공백의 순간.....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다는 그 무한한 가능성.....자유.....
한가지 일념으로 집중( concentration )하고
다시 힘을 빼면서 통찰( insight )해야만 공은 더멀리 훨훨~날아간다
드라이브 오비 낸 후의 허허로운 공백과 ..
벙커에서 퍼덕대면서 느끼는 텅빈 충만이
하늘을 우러르게 한다
안개속의 깃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아이언샷 을 보면서
파란 잔디 위를 걷노라면
등줄기를 타고 스믈스믈 기어다니는 이 희열.... 평화...
골프 .....
모든 것을 무릅쓰고 골프를 할 이유가 있지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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