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티샷 하기 전에 자신의 볼에 마크를 하고 동반자에게 확인을 시키는 것은 가장 기본에 속하면서도 중요한 골프 룰입니다. 그리고 연습량이 부족한 주말골퍼들은 자기 공을 많이 잃어버리기 때문에 예비공을 많이 가져갑니다. 그러면서도 그 예비공에 자기 공이라는 마크를 사전에 해두는 경우도 많지 않고 이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된 제 실수담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제가 골프 룰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라운드를 욕심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제가 세 자리 숫자를 기록할 때라 예비공을 많이 준비해 갔었고 그래서 항상 주머니가 불룩했었지요. 그 날도 저를 입문시켜주신 분과 라운드를 하였는데 연습량 부족으로 스윙 결과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치는 볼이 이쪽저쪽으로 멋대로 날아가고 B품 공으로 치다보니 어느 브랜드로 쳤는지를 그만 잊어버렸습니다. 다만 3번 검은색이란 것만 기억했었지요. 떨어진 곳을 눈어림으로 짐작하여 둔 다음 걸어가서 보니 페어웨이와 러프 사이에 걸쳐 공이 하나 있었습니다. 3번 검은색이었는지라 별 생각 없이 치려고 하는데 저를 입문시켜 주신 분이 자기 공도 이 근처에 떨어진 것 같은데 몇 번 공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별다른 생각 없이 ‘3번 검은색이고 이 공이 제공인 것 같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은 그렇다면 치라고 했고 그 분은 약 7-8m 더 떨어진 곳 뒷쪽 러프에서 또 다른 3번 검은색 공을 찾아내서 치셨지요.
라운드가 끝나고 19번 홀에서 그 분께서 아까 제가 친 공은 당신 공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왜냐면 그 분은 고수라서 N사 제품 검은색만을 치시는데 당신이 그곳에서 친 공은 N사가 아니라 C사 3번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정신없이 치느라 어느 사 제품인지도 모르고 검은색 3번만을 보고 제 공이라고 단정 지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공에 제 공이라는 마크조차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때 그 분은 러프에서 빠져나오느라 한 타를 손해 보셨고 그 홀을 보기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저를 제지하고 당신 공으로 치셨더라면 파 아니면 버디를 하셨을텐데 저의 무지를 점잖게 깨우쳐주시기 위해 그냥 참아주셨던 겁니다.
그러면서 자기 공에 마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해 주셨고 저는 그 때에서야 볼에 마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결례를 정중하게 사과 드렸고 받아주셨습니다. 그 이후로는 그런 실수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B품으로 라운드를 준비하실 때는 반드시 자기 볼에 마크를 하시고 공을 잃어버려서 또 다른 예비공을 사용하실 때는 어느 회사 브랜드 몇 번 공인지를 항상 기억하십시오. 저처럼 ‘이 공이 제공입니다’라고 실수 하시면 안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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