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하면 무조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큰 오산이다.
골프를 하더라도 매너 있게 잘 하지 못하면
오히려 중요한 비즈니스를 망칠 수 있다.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박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골프 마니아로
정확한 드라이브 샷을 자랑하는 핸디캡7의 싱글 골퍼다.
골프 실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니 골프로 비즈니스를 하기도 비교적 수월했다.
공 잘 친다는 소문이 돌자 그를 아는 사람들이
먼저 골프를 하자고 청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골프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만한 어느 날,
자신의 골프 실력을 비즈니스에 제대로 활용할 기회가 찾아왔다.
굴지의 기계 회사를 경영하는 송 사장이 부부 동반 골프를 제안해온 것이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기계 부품 업체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품 구매 결정권을 갖고 있는
기계 회사 사장을 만나고 싶어한다.
박 사장에게는 회사를 확장시킬 절호의 찬스가 찾아온 셈이다.
그 동안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해 실속 있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박사장에겐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기계 회사 송 사장은 박 사장에게
도약의 발판을 마련 해줄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었다.
아내에게도 어떻게든 송 사장 부부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단단히 주입시킨 뒤 골프장에 갔다.
이겨서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법.
그래서 박 사장은 평소 실력을 감추고 일부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송 사장이 이길 수 있도록 타수를 조절했다.
송 사장의 실력은 보기 플레이어 수준.
박사장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실력이었지만,
오케이 와 멀리건을 적절히 주면서
결국 송 사장이 1타 차로 이기는 상황을 연출해냈다.
박사장은 결과에 만족했다.
이 정도면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며칠 후 그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 송 사장이 박 사장과의 거래를 전면 보류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그런대로 우호적이었던 송 사장이 왜 마음을 바꿨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뒤늦게 알게 된 이유는 너무도 뜻밖이었다.
골프를 치던 날 송 사장이 박 사장을 다시 봤다는 것이다.
분명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인데 최선을 다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은 오케이와 멀리건을 주면서
노골적으로 아부하는 데 반감을 느꼈다고 했다.
잘 보이려고 한 모든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 샷 한 샷 신중하게 치는 것도 골퍼가 지켜야 할 기본 매너다.
또한 아무 때나 오케이와 멀리건을 주는 것은 실례다.
물로 천성적으로 아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케이와 멀리건을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신사적인 골퍼들은 규칙을 준수하면 매너 있게 경기에 임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박 사장은 처음 골프를 배울 때부터
그저 공만 잘 치면 되지 굳이 매너를 익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동안은 매너에 신겨 쓰지 않고 공을 쳐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마 친한 친구들끼리 부담 없이 즐기는 골프를 많이 했기 때문이리라.
누구 하나 매너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
평소 거래처 접대 할 때의 자세로 골프를 했다가 일을 그르치고 만 것이다.
골퍼들이 지켜야 할 규칙에서 맨 앞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에티켓과 매너다.
이것만 봐도 골프가 매너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포츠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싶다면
골프를 잘하는 것보다 매너가 우선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