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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 본인부터가 좋은 동반자가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성 개조 중입니다. 끝은 보이지 않지만@_@
그렇지만, 어제의 경우엔 너무했다 싶어 몇자 주절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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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을 무사히 파로 마무리한 A형이,
오너로 18번홀 티박스에 오르는 중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그의 스코어는 +6...
생전 처음으로 7자를 구경할 절호의 찬스를 맞았습니다.
18번홀은 페어웨이가 마당처럼 넓고
거리가 460미터 남짓인 쉬운 파 5 홀입니다.
아주 큰 실수가 아니라면
적어도 보기 세이브 정도는 쉽게 할수 있는 홀입니다.
15번홀을 마친 상황에서
제가 먼저 A형의 첫 7자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형들에게 나직히 속삭였습니다.
\"괜히 얘기 꺼내서 부담 주지 맙시다\" 라며...
그런데,
18번홀 티샷 어드레스 직전에 B 형이 한마디 거듭니다.
\"살살 쳐라. 요번 홀에 보기만 해도 드뎌 싱글이다\"
파3 네번을 제외하고, 그전까지 13번홀의 파 4/5 에서
페어웨이 중앙을 정확히 갈랐던 A 형의 티샷이
드디어 삑사리가 나며 우측으로 밀렸습니다.
뭐, 이거야 그렇다 치고...
포온에도 실패한 A 형이
그린 우측 3미터 지점에서 다섯번째 샷을 준비하는 도중이었습니다.
핀까지의 총 거리는 10미터, 라이는 평범합니다.
예, 붙일 가능성이 제법 있었습니다. 그러면 보기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매섭게 핀을 노려보며 어드레스에 들어갔고
저는 그 장면을 마치 내 일처럼 두근반 세근반 긴장하며 쳐다보는데,
좌측에서 두런두런 소음이 들립니다.
그 소음은 B 형이 C 형에게
빵카샷 레슨을 하는 소리였습니다.
B형 본인의 특기가 빵카샷이라고
카풀해 오는 길 내내 얘기했었는데,
C 형의 공이 마침 빵카에 들어갔던 걸 기회삼아
강의를 한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 레슨은 이미 C 형이 빵카샷을 하고,
그린 위에 공을 올려놓아 마크를 한 후
\"한번 더 쳐봐라\" 라며 복습을 시킨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7년 선배인 B형의 지시를
C형은 따를 수밖엔 없었던 것이죠.
A형은 생크를 내며 결국 떠블보기를 범해
80타로 7자의 문턱에서 주저앉았습니다.
레슨을 받은 C형은 83을 쳤고,
B 형은 90개로 라운딩을 마쳤습니다.
싱글턱, 공짜 라운딩 따위 솔직히 조또 필요 없습니다.
샷에 그분이 오셨을 때 한번도 못가본 스코어의 벽을 깨지 못하면
이후 슬럼프가 오더라는 게 제 경험이었고,
그렇기에 A형의 7자 미스가 참으로 아쉬웠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악의는 없었으되 눈치 또는 배려 또한 없었던 B 형의 행동이야말로
참으로 속 터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저 역시 때려죽여도 완벽한 동반자라는 평을 듣지는 못하겠지만서두
정말로 절차탁마하여
\"그만하며 같이 치기 괜찮다\" 라는 평 정도는 들을 법한
꼴퍼가 되어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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