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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캐디에게 사랑받는 골퍼란?
작 성 일
2008-07-19
조 회 수
2141
작 성 자
조이나
첨부화일
잠시 눈을 감고 본인의 골프를 떠올려보라!
나는 남을 탓하는 골퍼인가, 아니면 늘 본인의 실수로 인정하는 골퍼인가.
외국에서 골프를 배우신 분들은(특히 캐디 없는 나라에서 배우신 분들) 대부분 셀프에 익숙하고 플레이 도중 볼에 터치를 잘 안하시며 스코어도 속이지 않고 모든 판단을 본인이 하기에 남의 탓을 잘 안하시는 편이다.
그러나 나조차도 골프 칠 때 나도 모르게 남의 탓을 해 버린 적이 너무나도 많다.
\'치려고 하는데 옆에서 떠들어서, 혹은 000만 아니었더라면, 캐디언니가 거리나 라인만 제대로 말해줬더라면…. \'
암튼 정말 말도 안 되는 별 희한하고 새로운 변명들을 매번 내뱉었던 것 같다.
지난겨울 잔설이 조금 남아있던 어느 추운 날 이었다. 내기를 크게 하시는 분들이었는데 어느 한분의 볼이 눈이 있는 언덕위로 올라갔다.
나는 언덕에서 무릎에서 삑삑 소리가 나도록 공을 찾아다녔고 플레이어는 눈으로만 공을 찾아보고 계셨었다.
나는 언덕에서 그것도 눈 속에 박힌 공을 찾았다. 원래 눈 속에 공이 있는 경우엔 무벌타로 드롭은 되지만 언덕에서 홀에 가깝지 않게 한 클럽 이내로 드롭을 해서 쳐야 했다.
그러나 그 손님은 페어웨이 한가운데에서 소리쳤다.
\'언니야~그냥 그 볼 여기로 던져줘! \'
\'네? 던지면 다른 분들이 뭐라 하시지 않을 까요? \'
\'괜찮아. 빨리 던져! 빨리 지금 나 있는 곳으로 던지라고\'
그분의 말씀대로 나는 그분을 향하여(페어웨이 한가운데) 볼을 던졌다. 그런데 그 홀을 마치고 스코어 때문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언덕에서 내가 던진 그 볼 때문이었다.
\'야! 너 언덕 위에서 안치고 페어웨이에 내려놓고 쳤으니깐 벌타 1개 먹어야 해!\'
그러자 내게 볼을 던지라고 소리쳤던 분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하셨다.
\'내가 무슨 잘못이야. 언니가 약을 드셨는지 갑자기 언덕에 올라가더니 나 있는 곳으로 볼을 던지는 거야~난 뭐 또 수리지 인줄 알았지. 그냥 던진 줄 알았나? 어째든 내 잘못은 없으니 내 스코어는 \'파\' 야~ \'
다른 분들은 나를 흘겨보며 그동안 따뜻하게 대해줬던 태도는 다 뒤로한 채 말씀하셨다.
\'언니~캐디 한지 얼마나 됐어? 초보지? 그치? 한 1년은 된 거야? 말해봐! \'
졸지에 나는 병아리 캐디가 되었다. \'저분이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순간 판단했다. \'그래~나 하나 바보되면 모두가 평온해 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아무 변명조차 하지 않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그분이 하늘을 우러러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 꿇고 반성하는 날이 있기를 바란다.
이런 분들이 있는가 하면 모든 행동 하나를 모든지 본인의 실수라고 인정하는 골퍼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거리판단도 아주 애매한 상황이 아니면 직접 하시고, 그린에서도 본인의 디봇 수리는 직접 하시고, 라인 판단도 직접 하시며, 언제나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신다. 사실 이런 분들을 보면 캐디가 필요 없다는 생각도 든다.
실수를 하면 언제나 본인의 탓, 잘 되면 캐디언니 덕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
이런 분들은 지쳐있는 캐디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이다. 이런 분들이 모든 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골퍼이다.
골프는 언제까지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의 탓을 하느냐, 남의 탓을 하느냐’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자! 골퍼들이며~ 이제부터 외쳐라. \'모든 것이 내 탓이요. 내 탓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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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용 vs 지혜, 언제나 제갈 공명이 이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