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골퍼가 있다. 강력하게 쏴대는 돌격 앞으로의 장비형 골퍼가 있는가 하면, 전략을 앞 세워 차근차근 장악해 가는 제갈 공명형 골퍼도 있다. 물론 죽도 밥도 아닌 될대로 되라의 초보 아마추어 골퍼도 적지 않다. 누구나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때로는 강점이 독이 될 때가 있고, 오히려 약점 때문에 강한 골퍼가 되는 경우도 많다.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 6번 홀은(그림)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홀이다.
우측으로 굽은 도그레그 홀인데 장타자에게는 해저드를 가로 지르는 티 샷을 하도록 유혹하는 홀이다. 마치 이 곳에서 장타력을 시험하는 것 같은 분위기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타자라고 생각하는 골퍼들은 캐리 200미터 이상의 매우 좁은 안착지점을 향하여 서슴없이 티 샷을 쏜다. 때로는 싱글핸디캐퍼들 조차도 마치 자존심이 걸린 양 해저드를 가로지르는 티 샷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맞바람이 불기라도 하면, 대부분은 상륙조차 하지 못하고 워터해저드로 빠져 버리거나 깊은 벙커에 빠지고, 결국 후회를 많이 한다.
따라서 이 홀에서는 경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참 많이 생긴다. 지난 5홀을 잘 치고 오다가 이 곳에서 과욕하다 해저드에 빠지면서 흐름이 끊겨 고생이 시작되는 것을 수시로 보았고, 또한 지난 몇 홀에서 플레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골퍼가 마음을 비우고 안전지대를 향하여 또박또박 플레이 하여 파를 잡으면서 흐름을 회복시키는 것도 많이 보았다.
이 곳에서 드물게 모험적인 티 샷을 성공한 핸디캡 4의 박사장과, 언더파 클럽 윤사장은 대단한 장타자인데, 위험을 무릎 쓰고 모두 좁은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으나 버디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골프컬럼니스트 윤 박사는 장타자로 핸디캡 7의 실력자이지만, “무리하게 가 봤자 큰 덕이 없다”는 말을 하고 안전 지대로 편하게 티 샷을 하였고, 숏아이언을 써서 세컨 샷을 가볍게 온그린 시켰다.
모험을 하여서 어렵게 성공 하였어도, 버디의 확률이 확실히 높은 것이 아니라면, 조금만 실수를 해도 해저드에 빠지는 루트를 택하는 것은 매우 비경제적인 공략 방법이다. 더구나 이런 구조의 홀에서 티 샷을 할 때에는 “과연 잘 넘어갈까?”하는 불안감, 궁금증의 효과로 빨리 볼을 보려는 헤드업 증세가 생겨 팔로우스루가 부족해지고 볼의 끝이 우측으로 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내가 이 홀에서 플레이 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티 샷을 하여 중앙 위치를 확보하였더니 숏 아이언으로 온그린 시키기가 별로 어렵지 않았다. 많은 아마추어들은 모험적인 골프를 가치 있고 훌륭한 골프라고 생각하는데, 금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타이거 우즈가 단 한 번만 드라이버를 치고도 우승한 것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곱씹어 볼만한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지혜와 만용의 차이는 종이 한 장짜리 마음 먹기 나름이다.
왕짜 생각
모험은 언제나 가치 있는 곳에서만 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불확실한 버디 찬스에는 벌 타의 위험을 감수하지 마라.
그러나 만약 이글 찬스가 있다면 그 때는 공격의 가치가 있다http://www.golfsky.com/imgdir/232/2323387_20061199858.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