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기업 영업부 차 부장은 핸디캡 7의
싱글 골퍼로 아마추어 치곤 비교적 고수에 속한다
어떤 일이든 밀어 붙이는 추진력이 대단해
업계에서는 그를 탱크라고 부르는데,
승부욕도 강해 한 번 시작한 일은
어떻게든 성공시키는 무서운 저력을 가졌다.
그러나 지기 싫어하는 이런 성격이
가끔 비즈니스 골프를 하 때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
흔히 중요한 거래처와 골프를 할 때는
내기 판돈을 크게 부풀려,
일부러 져주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비즈니스 방법이다.
우리나라 비즈니스 환경도 많이 투명해졌고,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진출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비즈니스 = 접대\"라는 공식은
구시대적 산물로 사라져갈 것이다.
비즈니스 골프는 맹목적인 접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골프를 단순히 술과 향응처럼 접대를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것은 골프의 기본 정신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비즈니스가 목적인 골프라도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골프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내기\'를 할 경우,
모두가 유쾌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그때그때 적절한 내기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내기를 하는 방법은 상당히 다양하지만,
차 부장은 주로 \'스트로크 플레이\'를 많이 한다.
스트로크 플레이는 내기 골프의 가장 기본인 방식으로 1타당
정한 금액을 각자 스코어에서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주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핸디캡이 높은 사람이 불리하지 않도록
핸디캡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자 계산해 미리 지불하고 시작한다.
얼핏 공정한 듯싶지만 이 방식은 하수보다 고수에게 유리하다.
차 부장의 경우 그보다 잘 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아주 드물다.
게다가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골프 내기를 하는 족족 거의 대부분 압승을 거둔다.
홀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승패를 나눠 가지면 괜찮은데,
가끔 18홀 중 15~16홀에서 이길 때는 아무리 친선 게임이라도
동반자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중요한 거래처와 게임 하면서 이런 압승을
거둘 때는 사실 최 부장도 좀 민망하다.
그렇다고 최 부장 사전에 대충은 있을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해 치면서도
모두가 즐거울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 \"부장님, 그렇다면 게임 방식을 좀 바꿔보세요.
스트로크 대신 스킨스 게임을 하면 좀 낫지 않을까요?\"
최부장의 고민을 듣던 후배가 한마디 거들었다.
스킨스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각각 일정한 금액을 미리 내고
홀마다 가장 잘 친 사람이 상금을 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총 상금이 18만원 이라면 홀마다 1만원씩 가져가는 방법이다.
\"물론 스킨스 게임도 실력 차가 많이 날 때는 고수에게 유리하지만,
스트로크 플레이와는 달리 홀 당 타수 차이에 따라
상금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몇 타 차이로 이기든
일정한 상금만 가져가기 때문에 하수에게 부담이 덜 갑니다.
또 최저타가 동타할 때는 다음 홀로
상금을 이월하는 방식을 많이 따르는데,
이 경우 실력이 떨어지는 골퍼가
이월된 상금을 가져가는 행운을 누리기도 합니다.\"
후배는 스킨스 게임 외에 “라스베이거스”라는 방식도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말을 이었다.
라스베이거스는 2명이 한 팀을 이뤄,
합계 타수가 낮은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보통 전홀 타수1위와 4위, 2위와 3위가 한 팀이 되어
홀마다 팀이 바뀌기 때문에 대진 운도 많이 작용한다.
따라서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기고 싶을 때는 이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후배의 설명을 들은 차 부장은 오로지
스트로크 방식만 고집해온 자신의 무지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좀 더 일직 여러 가지 경기 방식을 알았다면
동반자들의 실력을 감안해 그때그때
가장 적합한 방식을 골랐을 텐데, 후회 막급이었다.
■ 아래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내기 방식이다
① 스트로크
1타당 정한 금액을 각자 스코어의 차이로 곱해서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주는 방식이다.
보통 핸디캡이 높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핸디캡에 해당하는
금액을 각자 계산해 미리 지불하고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타당 1천~1만 원으로 계산한다.
② 스킨스
플레이어들이 핸디캡에 따라 금액을 똑같이 내고
홀마다 타수가 가장 적은 사람이 상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보통 최저타수가 동타일 때는 다음 홀로 이월된다.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위해 내는 금액에 차등을 두기도 하고,
상금 대신 전체 홀을 통틀어 가장 많은 홀을 진 사람이 식사를,
두 번째 많이 진 사람이 캐디피를,
세 번째 많이 진 사람이 카트피를 내기도 한다.
③ 라스베이거스
각자의 핸디캡을 무시하고 1등과 4등, 2등과 3등이 한 조를 이뤄
매 홀마다 합계 타수가 낮은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전 홀 각자의 타수를 기준으로 조 편성을 달리하기 때문에
매 홀 다른 사람과 짝이 될 수 있다.
보통 홀마다 5천 원 또는 1만 원의 상금을 걸고 게임을 한다.
④ OECD
처음 골프를 시작한 사람들은 골프와 관련된 은어를 몰라 종종 당황하곤 한다.
OECD도 그 중 하나다. 흔히 “OECD에 가입되었다”라고 말하는데,
뜬금없이 골프에서 웬 OECD인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OECD란 스킨스 게임을 할 때 상금으로 자신이 낸 본전을 다 챙긴 순간
OECD가입하게 해 그 뒤부터는 오비, 벙커, 스리퍼트,
더블보기, 해저드를 범할 때마다 그 동한 상금을 토해내는 방식이다.
스킨스 게임 방식을 어는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상금을 독식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는데,
OECD는 이런 결점을 보완 하기에 아주 좋을 장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