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예전에 선물용으로 로고가 박힌 골프 볼을 만들어서
고객과 회사의 관련 있는 분들에게 선물을 했었는데,
아마추어 중에서 고수라 할 수 있는 싱글 핸디캡 골퍼들에게서는 핀잔만 들었다.
쓸데없이 이런 거 주지 말고 차라리 겨울 골프용 손 난로나 하나씩
돌리지 그랬냐고들 했다.
고수들은 자기가 쓰는 볼만 쓰고 다른 볼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러나 주변의 아마추어 골퍼에게 무슨 볼을 쓰는지 물어보면
브랜드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드물다.
“글쎄 누가 갖다 주는 것을 그냥 쓰다 보니 잘 모르겠네. 잡식성이야, 허허허”
너털웃음으로 얼버무리지만 자기가 무슨 볼을 쓰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90을 넘는 골퍼들이다.
10년 전부터 꾸준히 이루어져 온 골프계의 기술 혁신을 2003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개화화 되었다.
과거에는 골프 볼 종류가 투피스와 쓰리피스 밖에는 없었는데,
2000년 말 타이틀리스트에서 신개념 쓰리피스 볼인 프로 V1을 내놓으면서
다른 메이커들도 앞다투어 쓰리피스 볼을 출시하고 있다.
투피스 볼은 중핵과 그 위를 씌운 커버로 만들어져서 투피스라 하고,
쓰리피스 볼은 고무 실을 감은 자그마한 중핵과 그 위를 덮어씌운
고분자 화합물 중간층, 그리고 발라타 고무로 된 얇은 외피 등
쓰리피스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투피스 볼은 거리가 많이 나는 대신에 스핀이 잘 먹지 않아서 아이언 샷으로
그린에 세우기가 어렵고, 칩 샷, 피치 샷 거리 조절이 어려우며, 퍼팅감도 좋지 않다.
반면에 쓰리피스 볼은 스핀은 잘 먹지만,
드라이버 샷 거리가 15야드 정도 짧게 나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마추어는 투피스 볼,
프로는 쓰리피스 볼이라는 공식이 불문율처럼 지켜지고 있었는데
쓰리피스 볼은 이 공식을 무너뜨렸다.
드라이버 거리는 투피스 볼만큼 나가는 반면 아이언 샷의 스핀은
쓰리피스 볼처럼 먹는 볼이 출현한 것이다.
이것은 탄성이 다른 고분자 화합물을 다루는 화학공학의 발전 때문에 가능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쓰리피스 볼은 기존의 투피스 볼을
부드러운 고무로 덮어씌운 쓰리피스 구조로 되어있다.
심지어 드리아버를 다운 블로우로 때리는 골퍼를 위한 볼,
어퍼 블로우로 때리는 골퍼를 위한 볼 등 골퍼의 스윙 특성에 따라
볼을 달리 만드는 맞춤 볼이 출현하기에 이르렀다.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있다.
쓰리피스 볼의 가격은 12개들이 한 다즌의 가격이 9만원 정도로
투피스 볼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볼을 부지기수로 잃어버리는 보기 플레이어에게는 부담스럽다.
OB한방이면 내기에서 잃는 돈도 적지 않은데
여기에 볼 값 8,000원을 더해야 하니 말이다.
그러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골프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려면
신기술을 받아들여 적용해야 한다.
골프 볼을 쓰리피스 볼로 바꿔보라.
드라이버 샷의 느낌이 달라지고,
아이언으로 때린 어프로치 샷이 백 스핀을 먹고 홀 근처에서 멈추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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