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우화>악연
"스승님! 오늘 너무 괴롭습니다."
"새로 들어온 직장 동료인데 함께 골프를 쳐보니
두 번 다시 골프를 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더불어 일을 해야 하니 안 보고 살 수도 없고
정말 악연도 그런 악연이 없습니다."
"어쩌지요?"
"그 사람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을 거스르더냐?"
"그 친구는 도통 자기밖에 몰라요!"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점은 있질 않느냐"
"그렇지만 도가 지나쳐요 안하무인이에요!"
"그리고 룰도 마구 어기고……"
"잘 몰라서 그러지는 않았겠느냐?"
"그 정도도 모르면서 골프를 치러 다니면 안 되죠!"
"그건 너의 생각이지! 그 사람에게 물어보았느냐?"
"........암튼 악연이에요 악연!"
"세상에 인연은 있을지라도 악연이란 없다."
"나쁜 사람이다 싶어도 어느 새 '스승'이 되고
도망치고 싶던 일들과 관계가 어느 순간 '배움'이 된다.
만나는 모든 인연을 '공부'로 생각하면 악연이란 없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뭘 배울 수 있겠어요?"
"오늘만 해도 나뿐인 골프를 쳐서는 안되겠다는 걸
뼈저리게 배웠을 것이고 내가 아는 지식이 정말
정확한 것인지를 겸허하게 다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을 것 아니냐?"
"!?"
"세상에는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선인도 없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눈에 띄게 단점이 많으면 장점도 클 수 있다."
"그 사람 니가 만나고 싶어서 만난 것이냐?"
"아닙니다".
"헤어지는 것도 니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질 않느냐?"
"그렇습니다."
"오는 인연을 막을 수 없고
가는 인연을 잡을 수도 없는 것이다.
성격이 좀 괴팍하지만 네게 어떤 가르침을 주려고
좋은 스승님이 한 분 오셨다 생각하여라"
"예~"
.
.
.
오늘도 골프와 더불어 행복하세요.
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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