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미켈롭울트라 오픈 연장 4번째 홀
시원한 티샷과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지루한 연장 승부에 종지부를 찍고 우승확정을 예견케 하던 이지영... 그린프린지에서의 상대방 세번째 샷이 홀을 지나치는 것을 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띄운다. 입가에 아주 작은 미소가..... 상대의 파퍼팅이 비교적 쉽고 그것이 확정이라 해도 자신의 버디퍼팅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그러했으리라.
과감한 버디 시도까지는 좋았다. Never uo, never in 이니까 들어가던 안들어가던 일단 홀을 지나쳐야만 한다. 그래야 리턴 펏도 편하기 때문이다. 짧아서 안가본 길이라면 변수를 예측할 수 없겠지만 일단 지나온 길은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편함 때문에 생겼다. 볼 마크도 않고 그냥 다가서서 가볍게 친공이 홀을 타고 지나친다. 스피드도 빨랐고, 방향도 빗나간 것이다. 조금 빗나갔다 하더라도 스피드가 느렸었다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으리라. 물론 원초적인 잘못은 그 전에 발생했다.
일단 볼에 마크하고 다시 조준하고 퍼팅을 마무리하는 일련의 루틴을 평소처럼 했었어야 했다. 물론 그 정도 거리는 평소 늘 그렇게 쳐서 성공해 왔었노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문제의 그 퍼팅의 시점은 평소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었지 않은가! 한 타 한 타가 피말리는 연장 승부, 그것도 4번째 홀. 그 하나의 퍼팅으로 모든 것이 종결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화룡점정의 순간, 나의 성공이 상대에게 태산이 짓누르는 것 같은 중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으리라. 어쨋든 이지영의 파퍼팅은 미스되었고, 상대는 펀한 마음으로 성공해서 승부는 결정났다.
내가 겪어본 바로는 만회할 수 있는 다음 샷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의 상실감은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 마눌과 함께한 감자, 라이와의 라운드
파5 파인 7번 홀 우그린 25m에서 어프로치한 피치&런......... 핀 2.2m 정도에 근접시키고 시도한 가벼운 측면내리막...좌에서 우로 휘어지는... 버디펏
비록 \"브레이크를 조금 더 많이 봐야할 지 아닐 지 헷갈린다\"고 말은 하면서도 평소 이런 정도의 슬라이스 라이 펏은 성공율이 다소 높았던 터라 대충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펏.............................................. 미스
다음 홀인 8번 우그린 파4 해저드 좌측 모서리에 꽂는 내가 생각해도 그림 같은 4번우드 티샷을 날리고, 남은 거리 오르막에 좌에서 우로 부는 바람까지 계산하고 139m 정도 계산하고 8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샷....... 핀 우측 3.5m 에 온그린...... 가벼운 오르막.... 홀 입구에서 우에서 좌로 휘어지는 훅브레이크.... 다섯걸음을 여섯걸음으로 계산하고 스트록했지만 그래도 짧아서 아마추어 라이로...................... 미스
그리고 운명의 마지막 9번 홀 파4 우그린
티잉그라운드도 잔뜩 앞으로 전진배치..... 가벼운 맞바람이 조금 있긴 하지만 충분히 그린을 노려 볼 수 있는 상황. 주변 환경은 이미 익어 있는 곳이기에 별생각 없이 맞바람을 이길 수 있게 하기 위해 티 높이를 조금 낮추고 힘차게 샷!!!
아니
@@_@@
그런데 코앞에 있는 해저드 가의 옆으로 늘어진 나뭇가지를 스치며 우측으로 방향이 바뀌더니 산꼭대기로 힘차게 날아간다. 티를 조금 높이고 다시 샷을 했다. 이번에는 그 가지 위쪽으로 잘 갔다. 처음 친공이 후반 2번 홀에서 꺼낸 새공이라 아까운 마음에 산등성이 위로... 아래로 찾아봤지만 풀이 워낙 길어서.....오비가 틀림없다........ㅠㅠ
잠정구를 치고 나왔기에 4번째샷 지점으로 가서 보니 그린 우측으로 쏠린 핀까지 남은 거리는 30m 정도.... 칩샷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샷이 들어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칩샷도 그냥 굴리기만 하는 샷으로는 안된다. 조금만 길어도 그린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백스핀을 줘야하는 상황이다.
감자는 내 어프로치샷이 다소 어설프다고 하지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고 나도 한가지는 제대로 한다. 바로 이샷이다. 틀림없이 런닝어프로치인데 크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핀이 작용하는....흐~~
호흡을 가다듬고 샷.... 50cm 정도에 멈춘다. 보기..... 결국은 이 홀의 오비 때문에 후반9홀에 목표로 하던 타수 획득에 실패하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편안함과 안일함은 다른 것이다. 강한멘탈은 여유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여유는 자신감을 기초로 하는 편안함에서 싹트는 것이다. 그러나 안이함은 긴장감이 없다는 것 외에는 편안함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확인과 결정이라는 단호함이 결여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주의할 것이 있다. 아무리 확인에 확인을 하고 단호한 마음으로 임했다 하더라도, 셋업에서 테이크백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호흡불량과 리듬감 상실로 인한 박자의 어긋남 그리고 결국은 격발불량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잘 정열된 조준선 위에 목표가 들어오면.... 조준선정열과 정조준..... 지체없이 그러나 아주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파지력..그립의 압력...만 조절되면 거의 모든 홀에서 거시기 할 수 있을게다. 거시기...
근데 난 너무 웃음이 헤퍼서.... 뱃가죽이 덜덜거리는 바람에.....
= 빅마마 이지영의 날려버린 우승이... 동병상련이라 더욱 더 안타까운 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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