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슥이 생기기는 나만큼이나 뻔지르르 하게 생깄네.
그래, 원래 그런 넘이 골프장 오면 스윙은 신경 안 쓰고
캐디 언니 전화번호나 딸라고 작업걸다가 오비나 치는 기다.
니 오늘 잘 걸맀다, 안 그래도 내가 내일 우리집 에어콘 할부 넣는 날이다.
그 옆에 넘도 보아허니 낯짝만 멀건 것이
오뉴월에 다섯 홀만 돌면 카트 끌어안고 헥헥대겠구나,
오냐, 내일 우리집에 엘시디 텔레비전이나 한 개 들여와야겄다,
전액은 좀 그렇고, 계약금이나 걷어가야겄다.
사내자슥이 허리가 좀 퉁퉁해야지,
저기 머꼬, 무신 궁딩이나 흔들어쌌는 기,
느그들 오늘 곡소리나 연습들 하거라.
목욕탕 갈 때쯤 되믄 목소리가 소프라노까지는 몬가도
메조소프라노는 맹길어주꾸마.
하이고 스윙이라꼬 붕붕 소리만 나지,
저래가꼬야 백메다 앞에 연못이나 넘기겄나,
삥아리도 아이고 치고나믄 뭔 대가리를 저래 쳐들어쌌노.
물 한모금 묵고 하늘 한번 쳐다보는기 우스버 죽겠는기라.
주제에 도라이바는 또 금딱지로 장만해났네,
잘됐따, 니 저녁무렵이면 내 도라이바하고 바까치자 소리 나올끼다.
머라꼬? 악수를 하자꼬?
그래, 내가 얼굴만 잘생긴기 아이라 매너도 싱글이다.
손 자바주는 것도 영광인 줄 아라라 고마.
웃어? 그래, 마이 웃어바라. 초장이 조은기다.
설마설마카다가 눈물로 샤와를 함 해바야 골프 무서븐 줄을 알끼다.
내도 웃어주꾸마. 반하겄제?
내가 소싯적에 이 미소 한방으로 여럿 잡은 사람이다.
밨나? 이기 느그가 꿈에서나 보던 3백야드 도라이바샷이다.
다리가 풀리제? 웃어? 그래, 마, 억지로 여유를 부리봐야 내가 다 안다.
느그 속은 지금 사라호 태풍 때 대나무 밭일 기다.
떨리죽겄제? 티꽂는 손이 부들부들 떨릴기다.
마이 존경해라. 끝나믄 싸인도 해주꾸마.
어라? 코끼리가 옆차기로 모기도 잡는다카드만, 애복 날리쌌네.
욕밨다. 기념사진이라도 찍어나라,
그래 날리는 것도 인자 마지막일끼다.
우짜다 보이까네 내보다 쫌 더나가기는 했는데,
그기사 내가 아까 몸이 쫌 안풀리가꼬 살큼 힘을 뺀기라.
느그가 고수의 매니지먼트를 알긋나.
영어가 나오이까네 당황스럽제?
이기 바로 본토 영글리시라는 기다.
내가 이래도 필리핀 본토에서 영어로 밥을 묵은 사람이다.
오케이? 세칸샷에 깃대가 와 이리 멀어비노 싶제?
고마 쓰리온이나 노리바라. 엄하게 빵카나 들어가지 말고.
점마저거한테 걱정을 했드이만 와 내공이 빵카로 가노.
머, 내가 느그들한테 빵카샷이나 함 보이줄라꼬 그캤나 생각해라.
내는 원래 빵카가 고향이다.
이랄 때 쓸라고 내가 60도 웨지를 20만원이나 주고 사났다 아이가.
느그들, 웨지 마이 들고 다이는기 고수라는 거는 아나?
함 바라. 빵카는 이래 나오는 기다.
나오는기 문제가 아이고 얼매나 부치는가가 문제인 사람이다,
내는. 뺀질이 니하고 멀거이, 둘이 똑띠기 바나라.
머라꼬? 느그 둘이다 버디퍼팅이라꼬?
하이고, 진짜로 벨 일이네.
그라믄 아까 내가 갠히 빵카에서 한번 털퍼덕을 해줬네.
내는 느그가 초장부터 매가리 빠질까바 쫌 바준기다.
알기나 아나? 요래 풀어났다가 땡깄다가 느그들 혼을 빼놀라코 쪼매 여유를 보이밨다.
이기 다 고수의 풍모라고 하는 기다.
이래 어려븐 말, 들어는 밨나?
버디퍼팅? 숨어있는 라이라꼬 아나? 잔디의 역결, 순결은 들어밨나?
산 쪽이 높다는 거는 아나? 물쪽이 낮다는 거는...
옴마야, 그기 들어가삐네.... 머 개안타, 인자 초장인데,
초장 끗발은 개끗발이라꼬..
내가 일부러 이번 홀 안 묵을라꼬 얼매나 용을 썼는지 아나?
머시라? 니는 버디고 내는 따블이니까 니가 오나 한다꼬?
느그가 고독한 오나의 불타는 영혼을 아나?
텅빈 페아웨이를 마주하는 쓸쓸함과 외로븐 투쟁을 니가 감당하겄나?
옹야, 법이 깡패라꼬 오나 함 해바라.
그 중압감을 모리먼서 무신 골프를 친다캐쌌노.
얼라? 개구리가 용 트림한다드카이,
우째 매가리도 없이 친 기, 똑바로 가기는 했네.
그 다음에 멀거이, 니가 치바라. 어떴노?
내가 뒤에서 팔짱끼고 지키보이까네 다리가 후들거리제?
고수는 원래 눈빛 하나로도 적을 제압하는 기다.
옴마야.... 느그 둘이 사귀나?
공 두 개가 오케이 거리로 붙어 나가네...
머, 조타. 원래 하룻강새이가 범 무서븐 줄 모린다꼬,
느그가 아직 멋도 모리는 기, 겁도 없이 꼴푸를 치는갑다. 그
랄 때가 조은 기다.
초장 버디는 세 홀 양파라고 들어는 밨나?
몬 들어밨제? 내가 쫌 전에 만든 말이다.
내가 글타카믄 그란 줄 알아라.
머시라꼬? 돈 달라꼬? 홀아웃을 하면 바로 결제를 하자꼬?
그래, 준다. 깨깠하게 보관만 해났다가
요번 홀에 바로 돌리줄 꺼를 머가 그래 급해서 달라카노.
아나 받아라. 니끼 니끼 아이다카는 거를 바로 보이주꾸마.
치기도 전에 돈달라카이까네 내가 도라이바가 맞겠나.
얼라들이 매너도 없이 무슨 짓이고. 오비같다꼬?
머라카노, 캐디 언니도 가바야 알겠다고 안카나.
나무 맞는 소리가 났다꼬?
나무라는 기, 맞다가 보면 욜로도 튀고 졸로도 튀는 기다.
98년도 3월달에 내가 나무 맞차가꼬
3백5십야드를 보냈다는 거를 꼭 말로 해야 아나?
느그는 그때 꼴푸채를 잡아도 몬밨을 끼다.
오비면 어떴노.
마침 롱홀이니까네 오비티에서 바로 올리뿌믄 포온에 완빠따,
그라믄 파 아이가? 하수는 원래 롱홀이 양파란다.
와 그란 줄이나 아나? 하수는 홀이 길수록 힘이 들어가고
고수는 원래 롱홀이 버디 홀이라는 기다.
이래 어려버비도 여서 바로 올리는 거를 보이주꾸마.
머시라꼬? 오비티에서는 티를 쓰면 안된다꼬?
머라카노? 오비티도 티 아이가? 그라믄 티를 쓸 수도 있는 기라.
머라꼬? 룰대로 하자꼬?
아따 더러버서 우드로 치고 말끼라.
페아웨이 우드는 느그거튼 촛짜한티나 어렵지,
내거튼 고수는 비짜루로 쓸 듯이 치믄 아무 것도 아인기라....
옴마야, 와 대가리를 때리뿌노. 느그들 입 좀 못 다무나?
점마 저거 면상 돌리가꼬 저짝에 보믄서 웃는 거 바라.
가만 있거라, 내가 지금 몇 번만에 온이고?
오비에 대가리 때리고, 그 다음에 올맀으니까 파이부온이가?
머라꼬? 식쓰온이라꼬? 아까 헛스윙한 거 밨다꼬?
그거는 헛스윙이 아이고, 연습스윙한 기다.
머시? 보믄 안다꼬?
그래 마, 조타. 식쓰온이라고 해도 요번에 퍼팅 오케이 받으면 따블이다,
맞제? 머시라꼬? 3메다 퍼팅을 우째 오케이를 주냐꼬?
아, 이기야 툭 치면 들어가는 긴데, 오비낸 넘한테 이것도 오케이를 안주나?
내리막이라꼬?
아따 더러버라, 내가 너삐리고 만다.
내가 원래 별명이 오케이를 안받는다고 해서 노케이다,
알긋나? 치사한 넘들아.
머라꼬?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다꼬?
야들아, 그거는 느그들이 거기서 투빠따 오케이라고 하는 줄 알고
내가 대충 치삐리서 이래 된 기지. 그거를 내가 몬 넣겠나.
고마 넘어가자.
머라꼬? 4메다 오케이가 어딨냐꼬?
벨스럽네. 아까는 내리막이라캐서 몬준다카고
요번에는 4메다라캐서 몬준다카고...
알았다, 고마 내가 애바하믄 되제?
애바도 모리나? 4개 오바.
머라꼬 끝까지 넣어보라꼬?
땡그랑 소리? 그런 거는 들어서 머할라꼬?
이런 된장, 옆에서 그래 떠들어싸니 들어갈 리가 있나?
홀컵이 거부를 해삐네.
고마 양파해삤네.
이보소, 전반 나인에 아홉 개나 차이가 나삐믄,
핸디를 조정해야 할끼 아인교.
꼴푸가 도박인교?
이기 다 웃고 즐기자고 하는 기제, 돈 따묵을라꼬 한다믄야
우리가 머하러 미칬다고 이 비싼 꼴푸장에서 판을 벌리능교?
어디 가서 차분한 여관빵이라도 잡아 고시톱이나 치믄 되지.
머라꼬예? 나이 사십 넘고,
꼴푸 배운지 1년 지났으면 무조건 노핸디에 스크라치라고 내가 그랬다꼬예?
에헤이, 그기야 웃자고 농담으로 한 얘기고,
그라믄 댁에는 양용은이나 최갱주하고 붙어도 스크라치 하자고 할 낀교?
갸들은 사십 안넘었다꼬예?
그기 중요한 기 아이고....
내가 어제 신종플룬가 나발인가만 안 걸렸어도
이래 추잡하게 핸디 구걸할 사람이 아인기라.
아, 신종플루 그거는 아직 확진단계는 아이고...
마스크 끄잡아 쓸 필요는 엄꼬요...
거 사람 추잡하게 만드네.
한 달 전엔가 처갓집에 갔다가 우리 사우 왔다고
장모님이 잡아주신 씨암탉이 언치갖꼬 내가 이래 빌빌 안하요.
그거 때민에 몸이 망가진 거를 동반자들이 배려를 해주야지,
찬스가 기회라꼬 이랄 때 빨대를 꼽으면 되능기요?
머라꼬예?
18홀 내내 파를 한 개도 몬하면 목욕탕에 가서 샤와도 몬한다꼬예?
세상천지에 그런 법이 어디 있다꼬...
머라꼬? 내가 첫 홀 티빡스에서 먼저 씨부맀다꼬예?
에헤이, 이 양반들이 농담한 거를 가꼬 밤을 샐라카네.
머라꼬예? 댁에서도 농담이었다꼬예?
지금 농담이 입밖으로 나오요?
집에 갈 때 고속도로 통행료도 없이 다 털린 사람한테...
통행료는 보태준다꼬? 됐소 고마.
톨게이트에 차 맡기고 걸어가믄 걸어가지,
내가 그거 보태달라 그랄 사람이 아이요.
아, 옆에서 캐디 언니는 와그래 웃어쌌소?
이기 웃을 일이요?
얼굴도 호박맹키로 몬생긴데다가 허리에는
도라꾸 타이아까지 두른 아지매가...
시집 안갔다꼬예? 그기 지금 중요한 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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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그날도 탈탈 털린 오 입싱글은,
갱상도 사나이의 기개를 잃지 않은 채,
진짜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운전면허 번호를 불러주고 통과한 후,
목욕도 하지 않은 몸으로 집에 가서 설거지를 안 한 마누라와
요새 들어서 부쩍 성적이 떨어진 아들내미들을 불러 한바탕 혼을 낸 후에,
성실한 골퍼답게 연습장으로 가 열심히 복기를 하고
연습장 제자(?)들을 불러 오늘 골프장 가서
삼십만원을 땄다고 뻥을 치고 최신 유행의 막걸리까지 대접한 후,
훗날을 기약하며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가 밤새 잠을 못 이루고 이를 벅벅 가느라고
옆에 누우신 황후께서는 어디서 야밤에 이리 녹두를 맷돌에 갈아
빈대떡을 부치는가 보다 하고 투덜대셨다는 얘기는 비밀로 하도록 합시다.
골프치시면서, 하루종일 공이 안 맞아 수억씩 터진 날,
속으로 저런 생각하며 18홀을 돌아보지 않은 분, 계십니까?
계신다캐도, 지는 몬 믿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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