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 되면, 한국에서 출장오시는 오시는 분(A)이 있습니다. 제가 골프 클럽을 처음 잡았던 그 해 여름에 핸디캡 6이라는 무시무시한 공력으로 \"골프클럽을 마치 칼 다루는 듯 한\" 인상을 저에게 심어줬던 분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오셨습니다.
전반 9홀을 돌면서, A는 퍼팅 그린에서 계속 헤맵니다. 영국 그린은 많이 느립니다. 그리고 느린 그린에서는 브레이크도 많이 안 먹습니다. 9홀 내내 제대로 된 펏 하나 성공 못하시더니,
후반 9홀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자 이제 홀 당 1파운드짜리 스킨스를 하자\"고 합니다.
순간, 저는 \"아 이제 저 분이 그린을 파악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아침이어서 최소한 3인 이상이 한 조가 되어야 한다는 골프장 규칙 때문에, 한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인도 친구인데(Sam) 핸디캡 22 입니다.
샘에게 제가 제안했습니다. \"저 분(A) 하고 나하고는 스크라치로 하고, 너 한테는 매 홀당 1타씩 접어 줄테니, 너도 스킨스 할 래?\"
이 친구가 하는 대답이 \"핸디캡에 따라 공정하게 타수를 계산해 줘\"
제가 굉장히 관대한 제안을 했던 것인데, 이 친구가 착각을 하고 이런 대답을 한 것 입니다. 제 공식 핸디캡이 5이고 이 친구 공식 핸디캡이 22이니, 그 차이는 17. 거기다가 3/4를 하면 13이 됩니다. 그러면 18홀 중에서 13개 홀에서만 한 타씩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 줬더니, 그제서야 자기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10번 홀에서 제가 먹었습니다.
11번 홀에서 A는 3온 다음에 6미터 펏 성공으로 파를 했습니다. 샘이 3미터 펏을 성공하면 비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A가 먹었습니다.
14번 홀, 맛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드라이버도 멀리 가지 않고 해서 안전하게 3온 작전으로 나갔습니다. A는 장타자라서 2온을 노리고 쳤습니다만, 빗나가면서 숲으로 갔습니다. 샘은 드라이버 부터 실수하더니, 계속 실수를 거듭했습니다. 안전하게 3온 2펏으로 제가 트리플 판을 먹었습니다.
샘이 드디어 울상이 되었습니다. \"벌써 5파운드를 잃었어\"
샘은 저랑 골프치면서 한번도 돈내기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샘에게 말하기를,
\"샘, 가장 중요한 것은 퍼팅이야. 너는 대부분의 홀에서 1타를 가지고 있으니, 3온 다음에 최소한 2펏으로 마무리 하면 잃지는 않을 거야\"
15번홀에서 샘은 잘 쳤습니다. 제가 \"파\"로 마무리 했고, 샘은 40센티미터 퍼팅을 성공하면 \"파\"가 되어 홀을 이깁니다. OK를 줘도 되는 그 상황에서 A와 저는 샘이 어떤 퍼팅을 하나 지켜 보면서 즐기고 있었습니다. 악취미입니다만, 샘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퍼팅이었습니다. 결국 못 넣었습니다. 샘이 외칩니다. \"I can\'\'t believe it!\". 제가 대답했습니다. \"I believe it.\"
16번홀에서 드디어 샘이 60센티미터 펏을 성공하면서 더블판을 먹었습니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어휴, 내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