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치다 보면
티샷이 오비가 되는 것은 대부분 참는다.
아마도 워낙 많이 격어온 터라 그럴게다.
근데
세컨샷이 오비가 되면
체온이 조금 올라가고
창피함이 가슴을 스치기도 하고
이게 원래 내 실력이 아니고
그 상황이 어쩌구 저쩌구...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애써 증명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목소리도 제법 떨린게 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골퍼를 가장 열나게..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약간의 그린 근처 어프로치 상황이거나
대다수의 그린 위 플레이에서다.
공 좀 치는 사람들은 어프로치에서부터 라이를 살핀다.
- 여기에서 라이는 살펴지는 존재다.
공 아무리 못치는 사람도 심한 경사의 그린위에서 퍼팅할 때 전후좌우 어느쪽이 높고 낮은 지는 않다. 그래서 대부분 하는 말이 이정도 라이는 대충 볼 줄 안단다.
- 여기에서 라이는 뭐..대충..이정도의 존재다.
슬라이스건 훅이건 내리막 퍼팅을 할 때, 공이 홀컵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빠져나가면
라이를 더 봤느니, 덜 봤느니 투덜거린다.
- 이 경우 라이는 더 보여지거나 덜 보여지는 존재다.
근데 한가지 의문은 퍼팅스트록의 강도가 약하거나 세다는 말은 왜 잘 않할까?
자신은 잘 했는데... 남(그린 또는 그 관리 일반) 탓으로 돌리려고..???
집중해서 퍼팅브레이크를 살피다 보면 좌측이 높은 지 우측이 높은 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처음 스타트는 분명히 왼쪽인데 굴러가다가 홀컵 전방 30cm 부터인지 50cm부터인지, 거기서부터 왼쪽인지 오른쪽인지...알쏭달쏭..@@_@.... 이럴 때 퍼팅이 실패하게 되면 그런다. 라이를 꺼꾸로 봤단다.
- 이 경우 라이는
물구나무선건가?
뒤돌아서서 엎드려 가랑이 사리로 봤다는 말인가?
아니면 얼굴이 등 쪽으로 돌아가서 좌우가 바뀐건가?
그린이 관리 중인 상태일 때, 그린 스피드가 많이 느려지게 된다. 어지간히 굴려서는 안되고 제법 강하게 때린다는 느낌으로 퍼팅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럴 때 힘으로 밀어부치고 나서 실패한 퍼팅을 두고 하는 말이.... 라이도 안먹네! 이다.
- 이 경우 라이는 먹히거나 안먹히는 존재다.
라이도 골프장 근처 식당에서 팔면 잘 팔릴까?
미세한 경사의..거의 평지에 가까운.. 짧은 내리막이거나 4~5피트 정도의 오르막 퍼팅을 할 때, 본인 스스로가 또는 동반자에게 조언하는 말이... 라이 보지마! 또는 라이 없어! 이다.
- 이 경우 라이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인가? 아님 귀신인가? 혹시 철천지 원수?
라이가 없다니?? 라이가 집 나갔나?
세상에 라이가 없는 골프장은 없다. 다만 휘어지는 브레이크가 거의 없는 정도로 직선에 가까운 곳은 허다하게 많아도 라이가 없다니.그게 없으면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지?
그리고 뭐? 라이를 보지 말라구?
아니 아무리 꼴보기 싫을 만큼 미워도 그렇지.. 근대화 이후 지금의 40대 후반 이후 뭇 남여의 가심에 꼭꼭 들어박힌 것이 미워도 다시한번 아닌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아무리 밉고 저주스런 일이 생겨도 보는 것은 다시 한번 더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심지어는 사형수에게도 마지막엔 너그러워 지지않는가. 하물며 굴릴 공이 중간에 휘어지는 정도를 다시 한번 더 보겠다는데 그 걸 보지말라니 너무한거 아닌가? 너무해... 너무해...
반대로 프로선수들이 시합하고 난 뒤에 그린에 오르면 살짝만 쳐도 아주 잘 굴러간다.
잘 구르다 못해 공이 지멋대로(내가 보는 수준에서) 굴러간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 라이 죽이네! 또는 라이 졸라 많네! 이다.
- 이런 경우 라이는
서화담을 맛 가게 한 명기의 소유자 황진이?
카사노바???
죽인다니까...
아님 해수욕장 모래 같은 존재인가?
뭐든 많으면 좋은 거 겠지만... 이럴 때 선거를 라이로 하면
선량한 골퍼들 홀아웃을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라이란 라이는 정치하려는 사람들이 다 가져가고 없을테니까...
오늘은 요기까지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