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하면서 흔히 집중력( concentration )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유명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기사를 읽곤하는데 거의 누구나
한결같이 4라운드내내 흩어지지 않는 위대한 집중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기술적인 스윙이나 온갖 트러블을 헤치고 나가야하는 테크니컬한 골프에서
왜 그렇게 집중력이 중요한가...?
집중력은 마음을 어느 한대상에 집중시켜 몰입시키는 일종의 명상입니다
그러한 집중력의 결과는 참으로 위대한데...
정신의 어지럽고 혼란된 상태가 진정되며 그때서야 비로서 마음이 온갖 번뇌를
잊고 평온하고 느긋해지며...거기에서 머물지 않고 더 집중몰입되면 삼매(三昧)라고
불리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삼매의 특징은 집중,몰입,자아의 망각..등을 통한
마음의 안정,평화,지복..등입니다
골프를 하면서 ..첫티샷에서 오비를 내거나.. 방카에서 퍼덕대거나..
짧은 어프로치에서 뒷땅을 치는 경우..같은 마음의 평정을 깨뜨리는 수많은 경우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럴때 우리는 금방 마음의 평정심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허물어지는 경우를 경험하게 됩니다
어느때 어느순간 실수를 하게 되어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를 인정하고
실수에 영원히 함몰되지 않기 위하여 집중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집중( concentration )의 힘은 강열하고 위대합니다
그래서 세상에 알려진 불교의 참선..이나 카돌릭의 묵상.. 기독교의 기도.. 흰두교의
수많은 명상..이 이 집중의 힘을 이용한 마음공부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결과들이 영속적이지 못하다는데 그 한계가 있습니다
도사(道士)라면 몰라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경지를 오랫동안 영속적으로
유지할수가 없으며 언젠가는 그 집중의 힘이 흩어지는 때가 오게 되어있으며
그러면 마음은 다시 예전의 상태로 금방 돌아가게 되어있습니다
통찰( 洞察, insight )은 이러한 집중의 어려움에서 해방되면서 집중의 힘을
유지시킬수 있는 방법입니다
통찰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입니다
좋다.. 싫다..잘했다..못했다..는 판단이나 분석없이 현재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포함한 모든 현상및 관계들을 왜곡없이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집중은 강열하지만 통찰은 부드러움 입니다
통찰은 집중을 포함하며 그너머에 있습니다
생각이나 감정..습관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를 볼수있는
힘이 필요하며 있는 그대로를 볼수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통찰입니다
온갖 스트레스에 직면하는 현대인들에게 급속도로 번지고있는 \"위빠사나명상\"도
이러한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방편으로
나타난 통찰명상입니다
\"퀼러\"는 길을 돌아가지 않으면 철망너머의 먹이를 얻을수 없는 상황에서 굶긴
개를 놓았습니다 .개는 먹이를 보고 한순간 멍한 자세로 있다가 곧 행동을 바꾸어
길을 돌아가서 철망너머의 먹이를 얻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개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돌아간것이 아니고 통찰을
한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버트런트 러셀\"의 사례를 봅니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그는 대뇌피질을 최대한 동원해 일단 고민합니다.
그리고 난 뒤 숙면과 휴식을 취합니다.
눈을 뜨고 나면 어느새 묘안이 떠올라 있음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통찰은 아무생각이나 판단없이 무심한 느낌으로 현상을 주시하는 것입니다
큰 대회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힘든 선수들이 그상황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친다거나.. 온갖 실수를 자행하면서 골프를 하는 아마추어들이 전력으로
한샷 한샷에 집중을 계속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리입니다
즐기려고 하는 골프를 너무 무거운 분위기로 만들수도 있으며 자칫하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몸을 망가뜨릴수도 있습니다
내가 아는 한골퍼는 18홀 내내 거의 불필요한 말한마디 않으면서 자기샷에 집중하고
자신의 샷에 몰두를 한것이 마치 도를 닦는 경건함마져 들게 하는 분이 있는데
라운딩하는 분위기가 자기에게는 어쩔지 몰라도 매우 무거웠고..그렇다고
항상 만족스러운 스코어가 나오는 것도 아닌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그러한 구도적인 자세로 골프를 즐긴다면 나름대로 훌륭한
자세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 친구와 큰금액의 스트로그 플레이를 한적이 있습니다
며칠동안 벼르고 연습장에서 갈고닦고 벼르더니 전반에 55개를 치면서 스스로
무너지더니 마침내 오링을 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후반에는 갑자기 샷이 안정되더니 3개오버 39타를 쳤습니다
그 친구가 후반에 한샷에는 전반과 변함이 없었지만 마음가짐에는 큰 변화가
온것입니다...후반에는 한샷하고 하늘한번 보고 한샷하고 산을 한번 보고 9홀내내
그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편안하게 즐기면서 스스로를 바라본것 뿐 이었습니다
드라이브를 칠때면 \"공아..!! 훨훨날아라 ~~네가 가고싶은 하늘높이..\" 라고
외치는듯 미련없이 스윙하는것 처럼 보였습니다
과도한 집중은 육체적 긴장을 유발시키고 그러한 긴장은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생리적으로 뇌하수체에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혈관을 수축시켜 미세한
스윙의 동작들을 방해합니다
골프를 하면서 집중( concentration )보다는 통찰( insight )이 요구됩니다
생각이 오고가면 그 생각들을 오고가게 내버려두고 그냥 무심히 관찰합니다
몸이 아프거나 생각의 고통이 오면 집착하고 고민하고 긁고 문지르고 하는
평소의 습관적인 동작들을 모두 중단하고 무심히 주위를 바라봅니다
하늘의 구름이나..주변의 들풀이나..내몸의 동작하나하나를 주의깊게 바라봅니다
걸으면서 그 걸음걸음의 한동작들을 의식하며 온몸의 구석구석의 느낌이나
바람의 감각이나 손가락 발가락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관찰합니다
그리고 가벼운 대화로 편안함을 유지합니다
누구나 골프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골프에 도달하는 궁극(窮極)은 한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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