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는 급한 것보다 신중함이 더 낫습니다.
허겁지겁 닥치는대로 생각없이 냅다 휘두르는 것보다는 조금 더 생각하고 공략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신중함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디다.
며칠 전의 라운드..
클럽하우스에 1시간 30분이나 일찍 도착하였는데..
지나가는 이쁜 아줌마들 새끈한 다리 힐끗힐끗 보는 것두 지겹고
멍하니 천정만 보고 앉아 있기에는 제 성질머리하구 안맞아서
폭염에도 불구하고 퍼터 챙겨 연습 그린으로 나가 한시간 동안 땀깨나 흘렸습니다.
티옵 10분전에 다들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고....
드뎌~~ 첫 티샷!
한명이 천천히 티박스에 올라가더군요.
아주 점잖게 티를 꼽고 공을 올려 놓습디다.
거기까지는 뭐 괜찮습니다.
나도 그러니깐~~~
뒤로 멀찍히 물러나더니 페어웨이를 노려보더군요.
아주 싸가지없이...
한참 바라봅디다.
난.. 내가 뭘 잘못했나 어리둥절했지요.
노려보는 시선이 아주 매서웠거든요.
혹 돈이라도 빌렸다가 안갚았다면 뜨끔할 정도로...
드라이버를 하늘로 치켜들고 일도양단의 자세로 10초 이상 그렇게 서있다가 다시 자세를 풉디다.
아마 목표지점을 확인하고 그쪽을 사정없이 절단 내버리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공 뒤에서 천천히 셋업하더니 빈 스윙을 두 번 하더군요.
아직까지는 그래도 그 양반을 보고 있었습니다.
참 길게도 준비하는구나 생각함시롱~~
하품도 나올 지경이고..
얼른 치지 하는 생각도 들고..
빈 스윙을 두 번 한 다음 공 앞에 드디어 섰습니다.
신중하게 공을 내려다 보고 있더군요.
뚫어져라 보는 듯 합니다.
죄없는 공이 사시나무 떠는 듯...
한참 보더니 천천히 테이크백을 합니다.
드디어 치는갑다...
그렇게 생각했지유~~~
백스윙 탑까지 가더니 휘두릅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시 빈스윙이더군요.
피니시까지 완벽하게 하더니 다시 자세를 잡습니다.
뭐여??
성질 급한 사람 숨 넘어가게 생겼그만잉~~
공을 그렇게 쳐야 한다고 아마 생각한 듯 싶습니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고개를 들어 목표를 보더니 다시 아래를 봅니다.
이제 공을 칩니다.
천천히 백스윙을 하더니 냅다 후려 갈깁니다.
공은 사정없이 쫘아악~~~
우측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갑니다.
OB..
음마?
뭔일일까나?
그렇게나 신중하게 하드만~~~
그래도...
얼굴이 하나두 변하지 않습디다.
나같으면..
창피한 맘으로 후딱 티박스에서 내려와서 캐디 뒤에 숨겠더만~~~
공이 날아간 방향을 쳐다 보구 있더군요.
다시 빈스윙을 하다가 뒷 사람이 올라오니까 내려갑니다.
참말로..
진상을 만났습니다.
OB드롭핑 지역에 왔습니다.
거기서두 마찬가집니다.
뒤에 서서 무쟈게 노려봅니다.
눈은 날카롭지 않더만 왜 그렇게 세상을 험하게 사는지..
한참을 휘두르며 디봇을 마구 냅니다.
저는 그 냥반이 쳐야 앞에 있는 제 공에 갈 수 있습니다.
아직도 공 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휘두르고 또 휘두르고..
쳐다 보는 것두 이젠 고개 아프고 지겹습니다.
철푸덕~~
4번째 샷도 뒷땅입니다.
으이그~~~
답답합니다.
그래도 말은 못합니다.
가만히 공 치는 시간을 재보니까 2분이 넘게 걸립니다.
거의 3분이 소요됩니다.
남들 칠 때 준비 좀 하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후딱 쳐불면 될 것인디~~
그 냥반땜시 자꾸 밀리니 앞팀은 뒤꼭지도 안보이고 뒷팀은 코 앞까지 따라옵니다.
다녀오고 나서...
그 냥반 전화번호를 지웠습니다.
대통령꼴프도 아니고 US오픈도 아닌디..
먼넘의 시간을 그렇게나 잡아 묵는지..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남헌티 피해는 안줘야 쓸 거 아녀~~~~
안그렇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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