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들의 가장 큰 근심이자
고질 병은 슬라이스다.
하도 슬라이스들이 많이 나니까
클럽 만드는 회사도 훅 페이스의 클럽을 만들고,
골프코스도 설계단계에서부터
어느 정도의 슬라이스는 용서하고 있다.
그러니
모든 슬라이스를 교정하려 들 필요는 없다.
다만 정도가 심한 슬라이스–코스조차 외면하는
심한 슬라이스-는 약간 펴주기는 해야 한다.
그러나 완전한 직선을 만들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런 ‘무리’가 골프를 어렵게 만든다.
빨래 줄 샷은 만들기도 어렵고
만들어 놔도 유지 관리가 너무 힘들뿐 아니라
코스를 공략할 때, 그다지 유용하지도 못하다.
슬라이스와 친해지자.
약간의 슬라이스 혹은 페이드는 오조준을 해가면서 얼마든지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심한 경우에는 약간만 펴보자.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약간의 교정이라 할지라도 어차피 대충은 안된다.
원인은 분명히 따지고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처방이 가능해진다.
■ 슬라이스는 손목이 굳어서 오는 병이다.
손목이 굳어서
클럽페이스의 로테이션 동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 슬라이스다.
그래서 손목을 부드럽게 해 주면 해결이 된다. ‘쉽다.’
손목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스텐스를 바꿔서 해결하거나
그립의 모양을 바꿔서
당장의 슬라이스를 해결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런 ‘모르핀 처방’ 식의 해결은
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어서 돌아오고
결국 스윙궤도를 심하게 왜곡하는 쪽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연습장에서 자주 대면하게 되는
-자기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기묘묘한 스윙 폼으로 진화한다.
또 손목에 힘을 빼면 자연히 클럽의 페이스가 닫히면서
공과 만나게 될 터인데 손목에 힘을 준 것은 방치하고서
‘클럽페이스를 닫아라’
혹은 ‘클럽페이스를 임펙트 존을 지나면서 바닥을 보게 하라’ 는 식으로
억지로 ‘페이스를 통제하는 처방’을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는 손목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가도록 할 뿐
그다지 효과가 없다.
백 스윙의 탑에서 공까지는 불과 0.2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에 클럽의 페이스를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노력이다.
미국프로야구의 안타제조기 ‘이치로’도 안된다.
연습장에서는 가끔은 ‘그분이다’ 싶은 느낌이 나와 줄 지도 모르지만
실전에서 그런 샷을 기대하는 것은 ‘한양에서 김서방 찾기’ 다.
그래서 슬라이스를 해결하기 위한 도움으로는
‘직접 손목을 붙들고 흔들어서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제일이다.
그런데 계속 손목을 부드럽게 해주고
선생이 옆에서 지적하면서 지키고 서 있으면 어느 정도 되는데
혼자 돌아가서 연습하면 다시 손목이 굳어오고
필드를 나가면 고질적인 ‘손목 굳힘’이 도로 원위치가 되고 만다.
슬라이스는 손목이 굳어서 생긴 병인데
손목을 굳히게 되는 데는 더 근원적인 원인이 있다.
보다 근원적인 원인의 원인을 밝혀내지 않으면
배 아픈 사람에게 ‘배 아프지 마라’ 고 얘기하는 꼴이 돼버린다.
원인을 모르겠으면 엉뚱한 처방으로 환자를 괴롭힐 것이 아니라
배를 문질러 주기라도 하는 것이 더 좋은 의사다.
손목이 굳어오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공을 때리려는 마음’과 ‘잘못된 이미지’다.
공을 때리려고 하면
때린다는 운동은 물리적인 운동에너지를 최대한 공에 전달하는 것이
운동의 목적이기에 헤드를 잡는 동작을 하게 되어있다.
때리려면 고속으로 내려오는 클럽헤드를 잡아야 하고
잡으려 들면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손목에 힘이 들어가면 클럽페이스가 스퀘어가 되는 순간
몸이 회전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클럽이 열린 상태에서 공과 만나게 되고
그러면 사이드스핀이 걸린 커트 볼을 치게 된다.
그것이 슬라이스다.
공을 보면 때리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 때리려는 마음을 휘두르고 지나가는 마음으로
바꾸지 않으면 슬라이스는 고칠 수가 없다.
슬라이스의 근원적인 해결방안은 ‘마음 바꿔먹기’ 다.
■ 때리려는 마음과의 싸움이다.
해결방안은 빈스윙의 절대량을 늘려서
먼저 공이 없는 상태에서의 휘두르기를 충분히 몸에 익혀야 한다.
그리고서는 선생이든 친구든 도우미가 있어서
일명 ‘볼 치워주기 연습’을 해야 한다.
그저 휘두르라고 하고 임의로 공을 치웠다가
그냥 놔뒀다가 를 반복한다.
공을 때리려는 의도가 없는 상태에서
공이 멋지게 날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의 양을 늘려야 한다.
눈을 감고 연습하는 것도 좋다.
목적 없이 휘두르는 것이
공과 멋지게 만나게 되는 훌륭한 연습이다.
■ 또 하나
공과 클럽이 만나는 장면에 대한 잘못된 이해도
손목을 굳게 만든다.
클럽페이스는 절대로 공이 나가야 할 방향과
수직관계를 만들면서 단 1센티도 지나지 않는데
많은 골퍼들이 되도록이면 긴 구간을
공이 날아갈 방향과 수직으로 클럽페이스를 만들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스윙을 하고 있다.
오랜 기간 ‘똑딱 볼’을 연습한 후유증이기도 하고
워낙 고속으로 지나가는 헤드의 움직임을 정확히 본적이 없어서
그런 오해를 가지게 된 것이기도 하다.
클럽의 페이스라는 것은 부채질을 할 때 부채의 운동처럼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질 않으면서 열리고 닫히는 운동을 하고 있다.
열렸던 채가 닫히는 과정 중에 공을 만나는 것이다.
오해 없으시기를
어릴 적 ‘쥐불놀이’를 했던 기억으로 한 손으로 클럽을 빙빙
돌려보면 클럽과 팔과 손목의 운동적인 상관관계가
확연히 이해가 된다.
공과 클럽이 만나는 이미지를 교정하는 방법으로
권할 만 하다.
‘마음 바꿔먹기’를 하지 않고서 혹은
‘잘못된 이미지’를 교정해 주지 않고서
슬라이스를 교정할 방법은 없다.
있다면 임시방편이고 결국은 속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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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골프와 더불어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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