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는 칩샷으로
핀 옆에 바로 세우는 겁니다. 굴러 가든, 로브 샷으로 붙던, 탑핑을 냈는데
운이 좋아 붙든, 웨지로 쳐도 홀 인할 수 있는 거리는 몽환적이죠.
그 중의 백미는 낮게 날아가 한 두 번의 바운드 후 바로 서는
어프로치입니다. 농구로 치면 슬램덩크. 축구의 무 회전 슛처럼 통쾌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런 샷은 로브 샷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로브 샷은 공에 가해진 추진력이 떨어져 멈추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국의 골프장에서 로브 샷을 할 수 있는 코스는 매우 적다고 보면 됩니다.
칼은 어디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일단 낮게 날아가 바로 세우는 칩샷은 공의 성능(3피스,4피스),
웨지의 상태 (손톱으로 그루브를 긁었을 때 홈이 느껴지지 않으면 바꿔야 할 웨지),
플레이어의 기술에 좌우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사용하는 있는 그린의 상태“입니다.
스핀을 먹는 그린이냐 아니냐가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하는 것이죠.
실제 그런 경우를 여러 번 봤는데 어느 정도 핸디캡이 되는 골퍼들이 스핀이 먹지 않는
그린에서 계속 낮게 세우는 어프로치를 하다 연속으로 보기를 하는 겁니다.
“전에는 잘 섰는데” “오늘은 왜 이럴까”하면서 자신의 스킬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초보 싱글골퍼의 비애이기도 하죠.
낮게 날려 세우는 어프로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클럽 헤드가 스윙의 최저점에 도달하기 전에 임팩트 일어나는 겁니다.
강한 하향타격으로 클럽페이스에서
볼이 타깃 라인과 스퀘어로 오랫동안 유지되게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임팩트 후에 두 손을 낮게 유지하면 공이 더 오래 클럽 페이스에
머물 수 있겠죠. 디봇도 공의 뒤쪽에서 나기에 임팩트 구간을 낮고
길게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으론 웨지의 중앙에 깨끗한 컨택을 만들어야 합니다.
깨끗한 타격이 일어나면 디보트가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게 나게 되겠지요.
골퍼에 따라 다르지만 볼의 위치는 오른발 쪽으로 약 반 개 정도
옮겨도 좋은데 더 이상적인 하향타격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임팩트 전에 순간적인 가속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런 공격적인 어프로치는 자칫 그린을 넘겨 버리는 어마어마한 실수로 연결되기도 하지요.
이런 기술적인 샷을 익숙하게 하려면 오랜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고
모험이 필요합니다.
저도 한동안 낮게 날아가 바로 서는 어프로치를 선호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했을 때 쾌감은 얻을 수 있지만 칩인 버디는 거의 나오지 않더군요.
파를 위해서라면 많은 스핀을, 버디를 하고 싶으면 굴러가는 게 좋습니다.
공은 홀을 따라 굴러가야 들어갈 확률이 높아지는데 스핀을 먹는다면
거의 들어갈 확률이 없어지는 거죠.
어프로치 기술은 띄우느냐, 굴리느냐의 문제인데
이 두 가지 기로에서 고민이 된다면 굴리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그린 주변에서 핀을 향해 공략할 때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죠.
볼은 날아오를수록 방향과 거리 컨트롤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프로치는 그린에 착지한 후 똑바로 굴러가게 해야 확률이 높아집니다.
체공 시간을 줄이고 가장 빨리 그린에 떨어져 구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어프로치겠지요.
동반자들이 그린 주변에서 클럽을 선택할 때 라이나 그린의 상태는 많이 보는데
바람은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무시되기에 바람은 골프 스코어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드라이버와 세컨 샷, 물론 작은 어프로치 샷까지도요.
어프로치에서 앞바람이 불면 스핀 량이 심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9번이나
피칭이 좋고 뒤바람일 경우 스핀 량이 없어져 샌드웨지가 좋습니다. 그럼 거의 비슷한
스핀 량을 갖게 되는데 9번이라 더 가고 샌드라 덜 갈 거란 사고도 버려야겠지요.
인간은 무엇을 하든 본능적으로 일어서려고 합니다.
아마도 네 발에서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이후로 그런 습관이 생겼겠지요.
이런 습관을 자주 거역하는 연습을 하면 더 좋은 골퍼가 될 겁니다.
어프로치를 잘 하기 위해선 결과를 알려고 하는 본성을 없애야 합니다.
인간 본성을 거역해야 하는 것에서 골프가 어려운 것이겠지요.
세상사가 그러하듯이 구력은 오래지만 실력이 진보한 골퍼와 그렇지 못한
골퍼로 나눠집니다. 아마도 연습 습관, 라운드의 습관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옳바른 연습을 통해 실력이 진보하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니
어색하네요. 전에 한판님이 올린 통계에 반성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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