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인 5월도 다 지나가고...
계절의 시녀인 6월이 또 다시 찾아왔다....
누렇던 잔디들은... 다시 푸르름으로 나와 많은 골퍼앞에 다가왔다.
역시 자연이란... 늙지 않는거 같다.
언제가 때가 되면 또 다시 어김없이 다시 살아돌아오는걸 보면...
최근 주위에서 즐거운 라운드 이야기를 몇가지 들었다.
첫번째는 골프를 시작한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은 젊은 골퍼분들이셨는데..
티잉 그라운드에 나오실때 옷에 무언가를 감춰서
카트에 놓구 또 다시 옷으로 그 물건을 덮어 놓으셨다 한다.
뭐지?... 음식물 반입인가????...
이 궁금증은.. 3홀이 채 가기전에 금방 풀렸다.
제일 큰 형님께서 더블파를 하자자 마자 모든 궁금증은 풀린것이었다.
동반자 분이 카트로 발이 안보이게 뛰어가더니..
그 의문에 옷속에 숨겨진 물건을 꺼내는듯 했다.
옷 안에는... 다름 아닌 천사 날개였다.
그렇다. 이 팀의 그날 로컬룰은 더블파를 기록하면..
그 다음 한 홀을 천사 날개를 어깨에 달고.....
티샷부터 퍼팅까지 마무리 해야 했다.
상상만 해도 정말 너무 너무 유쾌하다.
불행이도... 그 홀 이후... 기상청의 정확한 예보(?)(밤부터 비 오겠음)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비를 만나.. 플레이를 종료했다는 안타까운 소식....
그나저나... 우리 나라 일기예보는 왜 이렇게 정확한거야???... ㅠㅠ
덕분에 비옷도 준비 안한 채.. 코스에서 샤워 제대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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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재밌었던 플레이는... 묻지마 여행? 아니 묻지마 골프였다.
내가 알기로는 경기도 모 골프장에 묻지마 홀이 딱 한 홀있다고 들었다.
그 골프장 사장님께서...
그 홀은 파 4인지 파 5홀인지.. 그런 안내도 없고...
거리 말뚝도 전혀 없고...
로컬룰로 어떤 질문도 없이 티샷부터 퍼팅까지...
플레이어의 100% 판단에 의거해 골프를 하라는 취지로 만드셨다 하는데...
이 팀은 첫홀부터 끝날때까지... 묻지마 골프였다.
한분은 우리 골프장에 대해서 빠삭하게 아는듯 하였고..
다른분 3분은 처음 오신거 같은 분위기..
어느 분이 묻지마 골프를 제안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첫홀에 설명이라고는..
저희는 거리 말뚝은 그린 에지까지 기준으로 표기한 것이며 야드입니다.
저기 보이는 검정말뚝에 고추장 발라놓은거 같은 말뚝은..
에지까지 100야드라는 뜻이며
저기 언덕에 있는 검정 말뚝에 노란띠..
즉 검정말뚝에 노란 바나나 올려놓은거 같은 말뚝은
그린 에지까지 150 목입니다.
오늘의 핀 위치는 에지에서부터 20야드 뒤에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묻지마 골프가 시작됩니다.
단.. 그 홀을 홀아웃 후...
캐디언니와 지난 홀에 대해서는 대화 및 질문 할 수 있습니다.
딱 한분만.... 빼고는 클럽 선택을 터무니 없이 하고 있었다.
분명 검정말뚝에 바나나 올려놓은거 같은 말뚝이
에지까지 150 야드라고 첫홀에 설명했는데...
150 목 옆에서... 언니 난 A 줘!!!!!........
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거였다.
그렇다.. 150말뚝을 100말뚝으로 착각하신거였다.
옆에 계신 분께서는
캐디에게... 아무말 없이.. 어떤 표정도 짓지 말고 A를 가져다 주라하였다.
당연히... 터무니 없이 짧았지만... 대화 금지라...
어쩔수 없이 어프로치 샷 하고 퍼팅까지 마쳤다.
홀아웃을 하자 마자... 그분은 다급하게 나를 찾았다. 당연히 그럴만도 하다..
170 야드에서 A를 쳤으니.... 그리고 그 상황이 왜 그렇게 된지를 모르니..
눈에서 불이 날만도 하다.
"언냐 .. 내가 아까 왜 짧았던거야? 빨랑 말해줘봐!!!!!!!!!
"아 고객님... 그건 150 목이었잖아요...
아니 아무리 150 말뚝하고 100말뚝하고 헷갈려도..
눈으로 보기에도 그게 100야드로 보이셨나요? "
"그러자 동반자 한분이 의심이 가득찬 눈으로 ..
언니야 거리 말뚝 잘못된거 아냐?
나는 100말뚝 제대로 보구 쳤는데 왜 짧았어?"
"아이쿠 고객님..
그린까지 오르막이 심해서 오르막을 별도로 감안하셨어야 했어요."
자.. 지난 홀에 대한 대화는 그만~
다음홀루 이동~~~~~~~!!!!!!!!!!!!!! 고고씽~
틀리고 틀리고... 또 틀리고......홀아웃만 했다 하면..
캐디에게 죽어라 달려오는 3분....
"고객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빨간건 100 이구요.. 노란건 150 이예요...
오르막은 별도로... 내리막도 별도로 보셔야 해요..."
또 다시 홀아웃 후... 눈에 불을 켜고 달려오시며 묻는다.
"언냐.. 난 아까 분명히 100말뚝을 제대로 보구 쳤잖아.
그런데 왜 30 야드 정도나 짧았던거야?"
"아이쿠 고객님... 우그린인데 왜 좌그린 말뚝에,
므흣한 표정으로 하트 눈빛 날리면서 바라 보셨던 거예요.... ㅠㅠ
우그린일땐 우측 말뚝.. 좌그린일땐 좌측 말뚝기준으로 보세요..."
이렇게.... 여러 홀이 흘렀다.
다음홀은 파 3홀....
그러나 이거 어쩝니까....
티잉 그라운드에 써 있는 거리는 내리막을 감안 안한 거리인데...
설마 저 거리를 보구 클럽 선택을 하는건 아니겠죠?
설상 가상으로 저기 티잉 그라운드에 써 있는 거리는
내리막 감안 안하고... 센타까지 인데..
설마 저 거리에.... 20 야드를 추가 해서 보는건 아니겠지?..
아니나 다를까 ... 티잉 그라운드에 써 있는 파 3 거리를 보구
3분이서 롱아이언쪽으로 손이 슬금 슬금 다가온다...
캐디의 불길한 예감대로 20야드를 추가 한 것이다. ㅠㅠ
그린 뒤는 OB..아무리 묻지마 골프여도.. 그렇지...
이러다 오비날텐데... (담당 캐디 생각.. )
손이 슬금 슬금 4번 아이언쪽으로 다가옴을 느끼자...
캐디는 클럽을 꺼내주는척 하며 골퍼에게 클럽을 건냈다.
4번아이언을 건내려는 순간!!
캐디는 손에 힘줄이 생기도록 클럽에 힘을 꽈악 쥐었다..
그녀의 힘줄은 많은걸 의미했다.
"고객님... ... 이건 아니 되옵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구요!!"
골퍼는 그녀의 무언의 행동을 눈치챘는지 ...
아.. 좀 가까워 보이는데... 하며 4번아이언에서 손을 놓았다.
5번 아연을 꺼내려하자..
또 다시 그녀는 꺼내주는걸 도와주는척하며 손에 힘을 주었다.
이것을 눈치 챈 골퍼... 아.. 왜 이렇게 가까워 보이지? 하며
6번 아이언에 손을 슬그머니 올렸다.
캐디는 먼산을 바라봤다.
이것은..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캐디의 무언의 행동이었다.
이리하여 묻지마 골프는 끝이 났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많이 웃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골프 현실의 단면을 조금 보는듯해서 안타까웠다.
평소에 캐디가 불러주는 거리에만 의존하고...
거리말뚝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거리말뚝이 중앙 기준으로 미터인지 야드인지 확인도 해 보구...
한번쯤은 스스로 거리말뚝을 보구,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가... 캐디와 거리를 맞춰보구...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왜 차이가 나는지...
그러한 사소한 습관이 엄청난 실력이 될듯하다.
물론 나의 하찮은 작은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럼 저는 또 다시 필드로 갑니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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